
가오야오제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내 '민간 에이즈방지활동 1인자'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받고 있는 가오야오제(高耀潔 89)가 또다시 인권상을 수상하면서, 중국인들의 아픈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미국으로 망명한 여성의사인 가오야오제가 지난 7일 뉴욕의 자택에서 '류빈옌(劉賓雁) 양심상'을 수상했다고 홍콩 명보가 11일 전했다. 명보는 류빈옌 양심상 선정위원들이 직접 가오야오제의 자택을 찾아 양심상과 1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1927년생인 가오야오제는 의사로 재직하던 1996년 매혈로 인한 에이즈감염사례를 접하고는 직접 에이즈예방운동에 나섰다. 당시 허난성의 농촌지역에는 유상매혈소가 다수 존재했다. 매혈소는 농민들로부터 혈액을 체취한 후, 혈액형이 같은 여려명의 혈액을 한데 모아 혈장만을 뽑아낸 후, 나머지 혈액을 매혈자에게 다시 주입했다. 모인 혈장은 제약업체에 판매됐다.
2002년 미국 타임즈는 그를 '아시아의 영웅'으로 칭했으며, 비즈니스위클리는 '아시아의 별'이라고 찬사했다. 그는 2003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가오는 2007년 중국 지방정부의 탄압이 심해지자 82세 고령의 몸으로 망명 길에 나섰다. 미국에 건너가서도 가오야오제는 중국 지방정부가 에이즈 실태를 은폐하는 걸 폭로하는 책을 지속적으로 출간해왔다.
한편 류빈옌은 인민일보 기자출신으로, 덩샤오핑(鄧小平)을 공개비판했다가 출당처분 받았으며,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 이후 미국으로 망명했다. 2005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했으며, 그를 기리기 위해 류옌빈 양심상이 제정돼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