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하기 전 연극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배우로 진로를 정했다. 88년 초연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황지우 시인의 동명 시(詩)를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당시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의 직격탄을 주저 없이 날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정말 궁금해요.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까요? 얼마 전 건국대학교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었어요. 가끔 하는데, 연기자가 되겠다는 후배들한테 궁금하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죠. 그런데 어느날 한 학생이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으냐라고 묻는데 곧바로 ‘노숙자’라고 답했어요. 노숙자야말로 어느 직업군에도 들어가지 않는 불분명한 직업 세계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답했는데, 어렸을 때의 꿈은 너무 과거라 기억이 나질 않죠. 하지만 그 때도 영화들에 파묻혀 있었던 것은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연기를 자신의 천명이라고 생각한 그는 2001년부터 극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대표인 오달수는 연극을 하는 후배들을 ‘가족이자 친구’라고 표현했다. 영화에 출연하지 않을 때는 극단에 신경을 쓴다. 식구들을 챙겨야하며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하기 때문이다.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함께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진행을 한다. 이 극단에는 연극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이 다수 소속돼 있다. 오달수는 경쟁률이 치열한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하고, 막상 졸업을 하고 취직이 보장되는 게 없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극단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헤드’ ‘푸른소금’ ‘술에 대하여-극장판’ 2012년 ‘도둑들’ ‘R2B:리턴 투 베이스’ ‘공모자들’ ‘미운 오리 새끼’ ‘자칼이 온다’ ‘축지법과 비행술’에 출연했다. 2013년에는 ‘7번방의 선물’ ‘파파로티’ ‘마이 라띠마’ ‘변호인’에, 지난해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슬로우 비디오’ ‘국제시장’로 관객들과 만났으며 11일 개봉된 ‘조선명탐정2’에서 김명민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오달수는 김명민에 대해 “김명민이라는 배우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무시무시한 배우’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명민과 더욱 애틋한 이유는 또 있다. “‘도둑들’이나 ‘해적’처럼 제가 맡은 분량이 1/10 정도라면 우리는 1/2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어찌보면 김명민이 더 부담될 수 있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기댈 수 있는 건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니까. 촬영이 끝나면 옆에 있는 그 사람에게 연락해 막걸리 한잔 걸칠 수 있는 파트너가 김명민이라 더욱 좋았다”고 덧붙였다.
오달수에게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중학교 2학년도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영화이다. 드라마의 기준은 중학교 2학년이라고 그는 피력했다.
‘조선명탐정2’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연극에 대한 관심도 호소했다.
“제가 누적 관객수 1억명이 넘은 배우라고 하는데 재미있자고 그런 통계들이 나온 것 같아요. 누적 관객수 1억명 돌파도 좋지만 저는 1억 25만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학로 총 관객수가 1년에 25만명이라고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그동안 연극 무대에 올랐던 것까지 합친 수치가 1억 25만명 정도라는 얘기지요. 참 비교가 되지 않잖아요. 연간 영화 관람객이 2억명이 넘었다는데 25만 명이라니요. 연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연극에 대한 사랑도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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