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각에서는 역직구 활성화가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역직구 시장 규모는 약 3700만 달러 수준이다.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은 해외직구의 3%에도 채 못미친다.
그럼에도 역직구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국내 역직구 시장의 최대 고객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해외 직구 시장이 올해 2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와 업계는 몸이 달았다.
하지만 정부와 업체 모두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쇼핑몰 솔루션 전문업체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은 지난해 8월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온라인 상거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카페24를 통해 알리바바의 글로벌티몰에 입점할 경우, 보증금 및 연회비를 면제해주고 현지 마케팅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카페24는 올해 5만개 이상의 역직구 쇼핑몰 구축 계획을 밝혔다. 중국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급증한 수요를 기반 삼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카페24는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알리바바 글로벌티몰에 진출한 업체의 수와 업체명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관례라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긍정적 사례의 경우 적극적인 홍보로 저변확대에 나서야 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운영 중인 K몰24의 지난해 하반기 일 평균 거래액은 1400만원 수준이다. 10억여원을 투입해 만든 K몰24에 약 500개의 입점 업체 규모 등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역직구의 성장세와 수요에도 불구, 과실은 일부 업체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국내 상표권만 보유하면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자체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이 수만개에 달하는 온라인몰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해외 역직구 한 운영 업체 대표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해당업체의 영향력이 상당한 건 인정하지만 '입점만 하면 만사 끝' 이라는 인식은 문제가 있다. 그들도 일개 기업일 뿐"이라며 "단독브랜드와 전문성 등으로 쇼핑몰 자체가 경쟁력을 갖추는 게 먼저다. 입점은 일종의 마케팅 수단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체 고위 관계자는 "역직구 시장의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정부가 너무 단시간 내에 성과를 내려고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 정부의 지원이 간섭 혹은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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