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국내 증권회사의 영업실적이 1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매매이익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58개 증권회사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1조7032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4440억원(557%) 증가했다.
이에 대해 박종수 금융투자감독국 팀장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한 것이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인하하면서, 금리가 떨어졌다. 이에 증권회사의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은 6조1584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1513억원 늘었다.
증권사들은 작년에 헤지 등으로 인해 1조4604억원의 파생관련손실이 났고, 주식 관련해서도 128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규모 채권관련이익 덕분에 전체 자기매매이익은 4조5700억원으로 전년대비 4885억원(12.0%)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1418억원(-1.9%) 감소한 7조48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인원과 지점을 감축하며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이다. 2013년 말 이들 증권회사에선 총 4만245명의 인원에 1477개의 지점이 있었지만, 작년 말 이 규모는 3만6561명에 1235개의 지점으로 대폭 축소됐다.
주식거래대금이 전년보다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탁수수료는 줄었다.
2013년 중 1436조7000억원이었던 주식거래대금은 작년 중 1458조7000억원으로 1년 새 22조원(1.5%) 증가했다. 그러나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증권회사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1811억원(-5.1%) 줄어든 3조3598억원이었다.
회사별로 보면 58개사 중 46개사는 총 1조9535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12개사는 2503억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 회사 중 상위 3개사는 모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회사였다. 다만 이들 실적 역시 채권관련 이익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1%로 전년대비 3.5%포인트 상승했다.
이들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12.2%로 전년 말(477.4%)에 비해 65.2%포인트 감소했다.
박종수 팀장은 "증권사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작년 말 채권잔액은 157조원으로 증권사 자산총계의 50%를 차지하면서 채권관련이익과 당기순이익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됐다"면서 "채권투자 관련 과당경쟁․쏠림심화 등으로 재무건전성 악화 또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지도하고 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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