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지난 11일 오후 11명의 매몰 사상자를 낸 서울 동작구 구립 사당종합체육관 옥상층 붕괴 사고와 관련해 인재(人災)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기를 단축하려 무리하게 일정을 서둘렀다는 등 지적이 거세지자 발주기관인 동작구청은 전면책임감리제 방식의 공사로 감리기관에 책임을 돌렸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붕괴 사고 다음날인 12일 오전 9시 구청 3층 기획상황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동작구청 측은 무리한 공정 진행, 안전관리 미비 등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남성 동작구 건축과장은 "사고 직전까지 시스템 동발이(지주)를 당초보다 배 이상 확보해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공정은 원래 정해진 스케줄대로이다. 이틀 전 콘크리트를 타설할 계획이었는데 당시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잠시 중단했던 걸 계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임소지와 관련해 동작구청 측은 감리업체를 지목했다. 공사 감리권한을 감리업체에 주는 전면책임감리제로 추진됐기 때문이다.
동작구청 측은 이 자리에서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피해자 지원으로는 산업재해 보상보험으로 진료비 등을 지급한다. 보상내역은 진료비, 요양으로 인한 미취업 기간 휴업 급여, 장애 및 간병 급여 등이다.
보험 지급이 어려운 경우 시공사에서 책임을 진다. 오는 18일부터 이어지는 설 명절 연휴 전 피해자와 시공사가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취한다. 대형공사장 및 재난위험시설 특별 안전점검을 벌인다. E·D등급 재난위험시설 12개소가 대상이다.
사고 현장에 수습대책이 마련된다. 내용은 △공사장 안전조치 시행 및 출입 통제 조치 △2차 피해 대비 신속한 정밀안전진단 실시 △사고 현장 원상복구 △재난쓰레기 및 폐기물 처리 조치 등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부상자들의 조속한 회복을 돕고, 보상과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일부터 관내 모든 공사 현장의 철저하고 강도 높은 안전점검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지난 2년여 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9~10월 선보일 계획이었던 사당체육관의 준공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공정률은 66% 수준이었지만 당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전반적 구조물의 정밀안전진단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탓이다. 이에 따라서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고 언제 구민들에게 개방할 지 기약 조차 없어졌다.
한편 연면적 7103㎡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사당체육관은 구민들 숙원사업으로 2013년 6월 첫 삽을 떴다. 배드민턴 등 구기종목과 체력단련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사업비 220억여 원이 투입됐다. 재원은 행정자치부 특별교부세 35억원, 문체부 체육기금 19억4300만원, 서울시 특별교부금 70억원, 구비 94억680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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