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3일 금융권 상황을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비유하며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내은행의 혁신성 제고를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경고한다"며 "금융권이 처한 환경이 붉은 여왕이 살고 있는 나라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붉은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 내디딜 수 있다"며 "금융권도 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외부환경은 더 급속히 변화하고 국민들의 기대수준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금융이용자들이 변화를 느끼려면 '끊임없이', '더 속도감 있게'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발달로 국경 없는 전자 상거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금융업도 전자결제·해외송금 분야에서부터 해외 IT업체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경쟁에 노출돼 있다"며 "예대마진 축소, 급속한 고령화 진행 등 구조변화로 금융권이 전통적 수익창출 방식에 안주할 경우 영업기반이 잠식당할 것이란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독창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산업이 등장하면서 금융권이 유망사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동반성장하는 성공 스토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최근 실시한 은행 혁신성 평가에 대해 "금융혁신을 돕기 위한 길잡이이자 과정"이라면서도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혁신문화를 조성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은행권 혁신을 위해 규제장벽·검사방식을 개선하지만 금융기관 스스로 조직문화와 내부통제, 전문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궁극적으로는 외부평가가 없더라도 금융인 스스로 혁신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창의적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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