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여야는 1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과 관련, 국회 본회의 개최를 16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문재인 대표가 던진 '여야 공동여론조사' 제안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문 대표의 제안으로 본회의 표결 참여가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에서 여야는 표결 당일까지 입씨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문 대표의 여론조사 제안에 발끈하며 16일 본회의에서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인준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본회의까지 이 후보자의 '부적격' 이미지를 더욱 확산시켜 자진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론조사 제안을 거듭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만약 우리 주장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여긴다면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여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를 청와대와 여당에 제안한다"면서 "우리 당은 결과를 승복할 용의가 있고, 이런 사항의 경우 국민의 여론이 답"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이 후보자의 청문회에 임하면서 어떠한 정치적 유·불리나 정치공학적 판단도 하지 않았다"며 "이제 판단은 국민의 몫으로, 국민의 판단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단독표결처리 강행 방침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3명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고려됐겠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는 반드시 성난 민심의 회초리를 맞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면서 "주말 동안 스스로 곱씹어보고 반성하면서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지 반추해보기 바란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의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야당 대표가 하루 만에 이렇게 말씀을 바꾼 데 대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하고 "16일 반드시 표결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그러면 공무원연금 개혁도 여론조사를 하라"고 반발했고, 이상일 의원도 "야당대표에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분이 너무 가벼운 처신을 한다"고 비난했다.
김영우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국무위원의 수장인 국무총리를 여론조사로 뽑겠다는 것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발상"이라며 "국무위원마저 정치판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 위험한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권은희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청문절차를 마치고 표결하는 것은 국회의 임무이며 민주주의 그 자체"라면서 "국무총리를 여론조사로 심판하자는 것은 삼권분립을 흔드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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