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 '주먹구구식' 퇴직급여 산출…금감원 지도 나서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 A사는 퇴직급여산출 시 출처가 불분명한 물가상승률을 사용하거라 물가상승률의 산출기간을 매년 자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B사 역시 매년 재계산해야 하는 기대임금상승률을 3년간 변동없이 6%로 적용중이다. 오히려 6%를 유지하기 위해 산출방식을 매년 변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5일 퇴직급여부채 비중이 높은 회사에 대한 감리를 실시한 결과,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시 위와 같이 일부 미흡한 사례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말 국내 상장법인의 확정급여형 퇴직급여부채 잔액은 총 42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이 이번 감리를 실시한 것도 향후 정년연장으로 근속연수가 증가한 데 따라, 퇴직급여부채 잔액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감리 결과 위 사례처럼 기대임금상승률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정하는 경우가 있었다.

기대임금상승률이나 현재가치 할인율 증감이 퇴직급여부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필수 주석사항에 기재하지 않은 상장사도 발견됐다. 퇴직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급여조차 잘못 기재한 곳도 있었다.

현재가치 할인율이나 사외적립자산 활용, 해외종속회사 연결회계 부문에선 전반적으로 적정하게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권추 회계감독1국 팀장은 "상장법인의 자산규모 대비 퇴직급여부채 규모의 비중이 크지 않아 중요성 측면에서 제재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계도 위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팀장은 "퇴직급여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므로 향후 오류금액이 누적될 경우, 감리결과 제재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14년도 재무제표 작성시 합리적인 보험수리적 가정을 기초로 퇴직급여부채를 산출하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정확한 회계처리 관행 정착을 유도하고 외부 감사인들이 이에 대해 철저히 감사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2015년 심사 감리 시 이를 중점 점검사항으로 관리해 이번 안내 이후에도 유사사례가 적발될 경우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