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1억13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매출액은 2445억 7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4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에도 매출액 2400억원 영업이익 47억8200만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 160% 줄었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현재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대표가 경영을 맡고있다. 주력 브랜드는 궁중비책(스킨케어), 섀르반(아동용 아웃도어), 알로앤루, 포래즈·알퐁소(아동용 의류), 토미피티(수입 유아용품) 등이다.
특히 올해 성적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해 김 대표가 제로투세븐 외에 매일유업 사내이사로 경영 보폭을 넓히기 시작한 뒤 얻은 첫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신장, 내부 구성원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신생아 수 감소와 해외 직구 급증으로 인한 시장 위축 등이 실적 악화 원인이라고 밝혔다. 결혼 연령의 고령화로 저출산 기조가 지속되는 데다 해외직구와 병행수입이 활발해지면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히트상품 부재로 인한 경쟁력 악화도 주요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스킨케어 시장에서는 경쟁브랜드인 아가방앤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등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지난 2013년 선보인 섀르반 역시 론칭 2년차임에도 매장 수가 20여개에 머물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수익성도 매년 악화되고 있다. 중국 사업의 영업이익은 2012년 30억원에서 2013년 37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014년 26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가량 줄었다. 올해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베이비페어에 불참한 것도 극심한 경영악화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2012년부터 베이비페어에 매년 참여해왔지만 올해는 참석하지 않기로했다. 베이비페어에 참여하는 비용은 부스·광고·마케팅 등을 합쳐 최소 5000만~1억원 정도인데 막상 전시장에서는 할인율이 커 많이 팔수록 손해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구조조정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섀르반의 흥행 속도가 더디고 중국에서의 성과도 지지부진해 김정민 대표가 고민이 클 것"이라며 "올해 각 브랜드 체질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국내 유아시장 축소 및 해외 직구 등 대외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여기에 어떻게 맞설지 지켜봐야한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