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칼바람에 증권맨 3만명대로 '뚝'

여의도 증권가 [아주경제]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증권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최근 2년간 직원 6000여명을 감원한 가운데 국내 증권맨 수가 3만명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8개 증권사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6561명으로 직전년(4만245명)보다 3684명이 감소했다.

국내 10대 증권사(자기 자본 규모 기준)의 감축 인원은 전체의 60.7%인 2239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합병한 NH투자증권의 감축 인원이 6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이 작년 4월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485명이 줄어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435명)과 현대증권(307명), 신한금융투자(118명), 하나대투증권(117명) 등도 인력 감축이 세 자릿수대 규모였다.

이들 증권사가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주식 거래 감소와 수탁수수료 인하 경쟁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증권사 지점수도 작년에 비해 242개 줄었고, 전 증권사 가운데 지점을 늘린 곳은 1곳도 없었다. 증권사 지점수는 2013년 1477개에서 2014년 1235개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가 줄어든 데다, 상당수가 모바일이나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 증권사의 소매 부문 인력이 대폭 줄었다"며 "증권사 간 과다 출혈 경쟁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은 되레 인원이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의 직원 수는 2013년 1848명에서 지난해 1872명으로 24명이 늘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도입해 선제로 대응하고 주식 거래의 영향이 제한적인 사업인 자산관리와 연금 비즈니스에 주력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111명이 늘었다. 메리츠종금은 지난해 소매 영업 부문 혁신 프로그램 부문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다만, 상당수 신규 채용 인력은 고정 지급 비용은 낮고 성과에 따른 성과보수(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연봉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 외에 이트레이드증권(24명) 및 코리아에셋투자증권(21명), KB투자증권(19명) 등도 직원수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