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직원 100명과 철거용역 50명, 굴착기 2대 등을 동원해 행정법원에서 잠정 중단됐던 주민자치회관의 행정대집행을 다시 시작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1개 중대와 소방차 2대 및 구급차 1대도 배치됐다. 이날 행정대집행은 지난 6일과 다르게 주민들의 큰 저항이 없었다. 배치된 철거용역들도 여학생들이 많았다.
김재완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실장은 "이 공간(마을자치회관)은 주민들과 사회봉사자들 간에 가장 큰 유대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봉사활동은 진행되겠지만 더 나은 조건으로 봉사활동을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날 철거작업을 지켜보던 이영만 구룡마을 자치회 13대 회장은 "(주민자치회관은) 대토지주와 관련이 있는 자들이다"라며 "저 철거작업은 10년 전에 이미 이뤄졌어야 될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환지라는 방식을 없애고 진작 열악한 주민들을 이주시켰어야 한다"며 "당연히 해야될 일을 지금 한 거다"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6일 철거작업을 시작했다가 법원이 잠정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2시간 30분 만에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강남구는 구룡마을 내 농수산물 직거래용 가설점포가 애초 신고용도와 달리 자치회관이란 간판을 걸고 일부 토지주의 주택과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는 불법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3일 구룡마을 토지주들로 구성된 주식회사 구모가 제기한 가설점포에 대한 행정대집행 중단에 관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철거가 재개됐다.
행정대집행 책임자 조규태 강남구청 주택과 팀장은 "철거하는 건물들은 무허가 건물이다"라며 "도시개발을 해야 되기 때문에 거주민들이 사는 곳은 도시개발 절차 진행에 따라 이주시키고 나서 일괄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구룡마을은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으로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발방식에 따라 끊임없이 논의를 이어오다 최근 개발을 추진키로 합의하고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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