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13년 180억 달러의 부채로 인해 파산 상태에 놓였던 미국 디트로이트 시는 1년 5개월 만인 2014년 12월 파산 종료를 공식 선언하며 도시 재건 의지를 밝혔다.
재건의 핵심에는 고용 창출이 있고, 이를 위해 해외기업의 대거 유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 때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이었던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도시였던 디트로이트 시의 붕괴는 소수의 주력 산업에 의존하는 지역 경제가 혁신을 실현해 내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다행히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디트로이트 시 짧은 기간 안에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완전한 부활이라고 보긴 어렵다. 자동차에 의존한 지역 경제에 안주하려다가는 수 년 내에 동일한 위기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트라 디트로이트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열린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협회에서는 마이클 피니 미시간 경제개발공사(MEDC) 대표와 로드릭 밀러 디트로이트 경제개발기구(DEGC) 대표를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은 지난 1934년에 결성된 미국 미시간 주 내 비즈니스 친목회이자 지역의 중요 이슈를 다루는 간담회로, 매년 수십 차례 개최하는 행사에 미시간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가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의 관심 주제는 디트로이트 시의 부활을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에 쏠려 있었다. 파산 보호 상태에서 막 벗어난 디트로이트 시에 놓인 과제는 △높은 빈곤율 및 도시 범죄율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 △기업의 재투자(Re-investment) 증가를 위한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 △디트로이트 시가 속한 미시간 주 내 전반적인 교육 수준이 미국 50개 주 중 35위를 기록한 점 △디트로이트 시 뿐만 아니라 폰티악, 새기노, 플린트와 같은 미시간주 내 주요 대도시들의 지속적인 개발 및 성장 등이 제시됐다.
피니 MEDC 대표는 디트로이트 시의 빈곤율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지난 2년간 홈페이지(mitalent.org) 운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진행해 고용 지속률이 70%를 넘기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며, 사무직 외 생산직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지원해 임금수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현 상황을 당장 개선해 주는 데 불과하다. 피니 대표는 디트로이트 시, 더 나아가 미시간 주 경제 개발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산업에만 의존하기보다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사업 등 다양한 종류의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며 “실제로 미시간 주는 씨리얼, 가구, 의료기기 등의 제조 산업에서도 충분한 제조 능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시간 주는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 등 외국 기업의 현지 진출시 기업 소득세(Corporate Income Tax) 감면과 현지 정착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Pure Michigan Business Connect’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시간 내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과 부품공급업체들을 연결시켜주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진출 해외 기업들에게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고급 인력 유치를 위해 10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시 외국인·기업에 특별 체류 비자를 발급하는 안을 연방 정부에 제시하는 등 이민법에 대해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민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관 관계자는 “기업 도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을 적극 유치해 그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여 부를 창출해야 한다. 미시간 주가 디트로이트 시를 살리기 위해 내놓은 방책 역시 산업, 기업의 유치 활동이다”며 “주력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기업도시들도 디트로이트 시의 사례를 참고삼아 신규 산업 개발을 위한 노력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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