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설 이후 청약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들이 대부분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해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청약제도 1순위 자격요건 완화와 4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앞두고 청약 통장을 사용하려는 실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이후 4월까지 9만6187가구(국민임대·장기전세 포함)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다음달에는 올해 최대 규모인 5만5546가구가 선보인다. 지난달 분양 물량이 1만1795가구로 5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3~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시장이 워낙 불안해 신규분양을 통해 잠재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이뤄진 100만건의 부동산 거래 중 22만~23만건이 분양권 거래였다"며 "저리 대출이 가능하고,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이 12개월로 축소된 점 등이 실수요자들을 더욱 끌어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분양 훈풍을 타고 밀어내기식 공급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분양시장이 언제까지 좋을 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한 지방 분양시장의 가열 현상이 서울·수도권으로 확산돼 전국적으로 청약이 잘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과열이 예상됐던 대구 등이 여전히 양호한 청약 성정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은 공공기관 이전 효과 때문에 그동안 분양시장이 좋았다"며 "하반기에 공급량이 늘어나게 되면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분양시장 훈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분양시장은 어느 지역에서든 성공적일 것으로 본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 돼도 신도시를 비롯해 강남권 신규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경우에는 청약 경쟁률이 한번이라도 20대 1이 넘는 지역에는 규제를 재적용하는데, 이로 인해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될 경우 가격 경쟁력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찬호 연구위원도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올릴 수는 없는 데다 서울·수도권은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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