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과 그리스 새 정부의 개혁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실패에 대해 “양측이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면 20일에 회의를 재개할 것이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 정부가 요청한 가교 프로그램은 결국 현행 구제금융의 연장으로 생각한다”며 “그리스가 연장을 신청해야 기존 프로그램의 '유연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채권단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한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실패에 대해 “양측이 결국 합의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틀 안에 타결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협상을 계속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다. 개혁을 공약하고 선출된 새 정부에 기존 구제금융 조건을 바꾸지 않고 동의하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실패의 책임은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장관은 “모스코비시 집행위원이 보여준 성명서 초안에 매우 만족해 서명하려고 했지만 데이셀블룸 의장이 이를 철회하고 모호한 단어인 '일부 유연성'을 제안해 서명할 수 없었다”며 “그리스는 유로존에 있고 분명히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실무팀이 각각 작성한 보고서 2건을 놓고 사안별로 수용 여부를 논의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이에 앞서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13~14일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과 그리스 새 정부의 계획 사이의 공통점을 찾기 위한 기술적 평가를 마친 후 각각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번 구제금융 협상에서 그리스 측은 “오는 28일 끝나는 EU 측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새로운 협상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협력해 새로운 4개년 개혁 계획을 수립하고 채무를 재조정한 후 8월 말까지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한다는 목표로 3~8월에는 가교 프로그램 시행을 위해 유동성을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는 “현행 구제금융을 연장해 기존 긴축정책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유럽증시는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 실패 전망으로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4% 하락한 6857.05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0.37% 내려간 1만923.2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0.16% 하락한 4751.95에 각각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지수는 0.35% 하락한 3435.6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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