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구단이 프랑스 파리 지하철에서 흑인을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저지른 팬들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첼시 구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인종차별 행위는 혐오스러운 것으로 축구 경기는 물론 사회에서도 없어져야 한다”며 “이에 가담한 사람들이 구단의 시즌티켓 보유자이거나 서포터스라면 경기장 출입 금지를 포함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첼시 구단의 이 같은 발표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올라온 한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에는 17일 첼시팬들이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 시작 전인 오후 7시 30분쯤 파리 리슐리외 드루오역에서 흑인 승객이 지하철에 타지 못하도록 두 번이나 세게 밀쳐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첼시 팬들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다. 이것이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이다”라고 거듭 외쳤다.
파리에 사는 폴 놀란이라는 영국인이 이 영상을 촬영해 가디언에 제보했다. 놀란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구호 소리가 들렸고, 그 상황이 매우 공격적으로 보여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녹화했다”고 말했다.
놀란은 “한 흑인 남성이 지하철에 타려고 하자 첼시팬들이 밀쳐냈고, 그 남성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그가 다시 타려고 하자 첼시팬들은 또 밀쳐냈다”고 증언했다. 놀란은 이어 “그곳에 있던 프랑스인 몇몇이 ‘믿을 수 없다. 비상식적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 발생 다음날인 18일 파리 경찰과 영국 경찰은 이 사건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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