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말레이시아 정부로 ‘초계함(Corvette)’ 6척 건조 계약을 수주했으나 현지 파트너 업체인 현지 조선업체의 재무적 능력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단 파트너 업체의 신뢰성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지 조선업체의 재무 리스크로 군함의 적기에 인도되지 못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으로서도 일단 대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코트라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은 말레이시아 업체 NMEL(Naval Marine Engineering & Logistics Sdn Bhd)과 함께 말레이시아 해군에 초계함 6척을 수주했다. 이 계약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최종 승인이 남아있다.
초계함은 대함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수상 전투함의 일종이며, 적의 기습공격에 대비해 연안을 경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함정은 길이 85m, 폭 12.9m, 1800t 규모다.
여기서 NMEL이 어떤 회사인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NMEL(납입 자본금 100만 링깃, 한화 약 3억1000억원)의 지분 35%는 가딩 사리 홀딩스(Gading Sari Holdings Sdn Bhd)가 보유하고 있다. 가딩 사리 홀딩스는 파항주 술탄 가문인 사람 2명이 각각 지분의 10% 및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NMEL의 이사(Director)로 등재되어 있다. 즉, NMEL은 파항주 술탄가문과 연결된 회사로 볼 수 있다.
NMEL의 기존 사명은 NGV해양물류(NGV Marine Engineering & Logistics Sdn Bhd)이었으며, 2014년 8월 이름을 바꿨다. 현지 조선업체인 NGV 테크(NGV Tech)의 지분 8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ZULKIFLI BIN SHARIFF가 NMEL의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어 NGV테크와 NMEL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무역관은 설명했다.
NGV 테크는 NMEL의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파트너로 알려졌다. NGV 테크는 NMEL에게 선박 건조, 수리, 유지보수 활동을 위한 기반시설과 부동산을 제공하고 있다. NMEL은 파항의 탄중 아가스(Tanjung Agas) 석유 및 가스, 해양산업 단지에 에 조선소 운영을 위한 부지 200에이커를 30년간 리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초계함 구매 관련 최종 승인이 나는데로 대우조선해양의 현지 파트너는 NMEL이 되며, 실제 건조 작업에 NGV 테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문점은 과연 파트너 업체들이 건조 계약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과거 사례를 놓고 보면 원활하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0년 NGV 테크와 협력으로 말레이시아 해군에 훈련함(Training Ship)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 계약은 NGV 테크가 자국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대우조선해양은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였다. 대우조선해양은 초계함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훈련함 수주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들 선박들은 아직 말레이시아 해군에 인도되지 못했다. 2013년말 말레이시아 해군에 인도되어야 했으나 NGV 테크의 재무 상태가 악화돼 자산이 은행에 압류를 당하면서 정상적인 인도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훈련함 2척의 건조가 추진된 조선소는 셀랑고르주 반팅의 Sijangkang에 소재하고 있었다.
현재 2척의 훈련함 인도를 위한 조선소가 새롭게 지정되었다고 업계에 알려지고 있으나 말례이시아 내에서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무역관은 전했다. 훈련함의 이름은 각각 Gagah Samudera와 Teguh Samudera로, 전자는 95%, 후자는 80% 완성되었다고 보도됐을 뿐이다. 두 척 모두 현재 말레이시아 해군이 포트 클랑에서 말레이시아 해군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GV 테크의 재무상태 악화는 2009년 이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NGV 테크는 인도네시아 바탐으로 조선소를 확대하는 한편 브라질에도 조선소 확보를 추진했다. 또한 2009년에는 한국 조선업체인 TKS의 지분 66%를 76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1998년 이후 말레이시아 해군에서 발주한 군함 건조사업은 인도가 지연되는 건이 종종 있었다. 이는 건조기업의 기술력 부족과 재무안정성 취약으로 인해 발생했다. 예를 들어 1998년 PSC-Naval Dockyard Sdn Bhd는 말레이시아 해군으로부터 6척의 함선 건조를 수주했다. 이 선박은 신세대 초계함(NGPV, New Generation Patrol Vessel) 구매 프로그램으로 추진된 건으로 총 27척을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함선 건조건 역시 PSC-Naval Dockyard Sdn Bhd의 불안한 재무구조와 기술력 부족으로 인도전 시운전을 통과하지 못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개입해 Bousted Holdings가 PSC-Naval Dockyard Sdn Bhd를 인수하게 되었으며 현재는 Boustead Naval Shipyard가 됐다.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NGV 테크가 초계함 건조 프로젝트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데다가 납입 자본금이 한화로 3억원대에 불과한 NMEL이 비록 블록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납품받아 조립하는 방식이라고 해도 3척의 초계함을 납기내에 건조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무역관은 말레이시아에서 대형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현지 파트너 기업이 필요하며, 파트너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지 파트너 기업의 역량과 재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지 파트너 기업의 주주구성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지 파트너 기업의 주주가 말레이계여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부가되는 경우도 있으며, 주주의 역량에 따라 정부와의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