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뉴욕거래소 역대 최대 규모 상장,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솔로데이' 하루 매출 10조원 달성 신화 등 승승장구하던 알리바바의 인기가 최근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텐센트커지(騰訊科技)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매력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헤지펀드가 하나 둘 투자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노버스 파트너스(Novus Partners)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헤지펀드의 알리바바 보유 지분은 2.7%인 30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말, 3분기까지의 지분보유 비중인 4%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는 상장 초기 알리바바에 대한 뜨거운 투가열기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최근 악재를 겪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매력이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또 다른 투자자문사인 알파클론이 제시한 지표에서도 비슷한 동향이 감지됐다. 알파클론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의 알리바바 선호도는 지난해 말 기준 13단계 하락한 20위에 그쳤다. 해당 조사는 알리바바를 매수 리스트 상위 20개 종목에 포함시킨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3분기에서 4분기까지 약 3개월간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 줄리안 로버트슨이 설립한 타이거 매니지먼트 운용 헤지펀드가 5억 달러 규모의 알리바바 지분을 줄였으며 아파루사(Appaloosa Management LP), 이튼파크캐피털(Eton Park Capital Management LP), 하이필즈캐피털(Highfields Capital Management LP), 오메가 어드바이저(Omega Advisors Inc.) 등 헤지펀드가 3억 주 가량을 팔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알리바바 투자를 확대한 헤지펀드도 있었다. 다니엘 로엡이 이끄는 서드 포인트는 알리바바 지분을 3분기 말 720만주에서 4분기말 1000만주로 확대했으며 샌드캐피털(Sands Capital Management LLC)은 알리바바 지분 보유량을 2배 이상 확대, 1960만주로 늘렸다. 하지만 신규투자 증가가 자금회수 흐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잘나갔던 알리바바는 올해 들어 잇따라 장애물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지난달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이 알리바바 산하 C2C(소비자간 거래) 쇼핑몰인 타오바오의 짝퉁 판매율이 60%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에 휩싸였으며 미국에서는 집단소송 위기에 처한 상태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알리바바에 특별히 좋은 일이 없다"면서 임직원에 춘제 보너스도 지급하지 않았다.
한때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현지시간) 0.29% 하락, 86.6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2500억 달러를 넘어섰던 알리바바의 시가총액 규모도 2155억 달러(약 239조4600억원) 수준으로 급감, 올 들어 300억 달러 이상의 시총이 증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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