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 김종필, 부인 박영옥씨 빈소서 “대통령 단임제론 큰일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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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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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뤘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정치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책임제 해서는 큰일 못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내각제 개헌론자인 김 전 총리는 22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부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 조문 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만나 "내각책임제를 잘하면 17년도 (권력을 맡을 수 있다), 그러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이른바 ‘3김(金) 시대’의 한 축을 이뤘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22일 부인 고 박영옥 여사 조문을 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대통령 단임제, 대통령 책임제 해서는 큰일 못한다"고 말했다.[사진=YTN 화면 캡처]


앞서 김 전 총리는 빈소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5년 대통령 단임제를 하지만, 5년 동안 뭘 하느냐. 시간이 모자란다"면서 "대처(전 총리)가 영국에서 데모하고 파업하는 것 12년 (재임)하고 고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년을 지탱하는 것, 별 대과 없이 지낸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이 전 대통령에게) 위로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치 9단'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 전 총리는 최근 설 인사 차 자신을 찾아온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가끔 대통령한테 직언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자리에서 일절 (그런 얘기를) 입에 담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제2인자론'을 교습한 셈이다.

김 전 총리는 또 이 총리에게 "박 대통령께서 여성이기 때문에 생각하는 게 섬세하실 텐데, 입을 다물고 할 말이 있으면 조용히 가서 건의 드려라. 밖에 나와서 내가 이런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했다고 자랑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 총리가) 그렇게 한다고 했으니,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 전 총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도 박 대통령에 대해 언급, "정상이 외롭고 괴롭고 고독한 자리인데 잘 좀 도와드리십시오"라고 당부하면서 "도와드리면 반대급부가 있을 거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황우여 교육부총리 등 여권 인사들과 이어진 면담에서도 "박 대통령이 힘든 때이니 잘 보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전 총리는 과거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던 일화를 인용,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을 호랑이로 알면 된다"면서 "아무리 맹수라도 잘해주면 내 고마움을 알 걸로 생각하지만, 호랑이는 그런 것을 하나도 느끼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를 잘하면 열매는 국민이 대신 따먹으니 정치는 허업(虛業)"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전 총리는 3당 합당 당시 내각제 합의를 깬 것에 대해선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다 하고 거짓말을 하고 안 했다"며 "막상 그 자리에 앉으면 고독하고 괴롭고 무거운 책무에 그냥 일어설 수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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