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앞으로 통일한국이 동북아시아 경제권 구현의 브릿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통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 원장은 24일 일본 니시니폰씨티은행 주최로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 금융·경제 포럼’에서 ‘한국경제 현황·전망과 아시아에서의 역할’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권 원장은 2050년 동북아경제권의 경제규모(GDP)는 19조8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북아경제권은 통일한국·일본·중국·동북3성·극동러시아·몽골 등이다.
그는 “통일한국을 중심으로 일본·중국·동북3성·극동러시아·몽골로 구성된 동북아경제권을 형성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며 “동북아경제권이 무역·물류 산업을 중심으로 북미·유럽경제권에 버금가는 경제공동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장은 “특히 통일 한반도가 동북아경제권 구현의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은 동북아 연육(沿陸) 경제권 허브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중·일간 상호보완적 관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상 중간단계에 있는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권 원장은 한편 해외투자 부문에 있어서도 한·중·일 세 나라가 세계 투자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한·중·일의 해외직접투자 비중(FDI Outflow)은 1980년 4.7%에서 2012년 17.2%로 네 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권 원장은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본의 대규모 해외직접투자가 2010년 이후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한·중·일에 대한 외국인투자의 전 세계 비중 역시 1980년 0.6%에서 2012년 9.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2000년대 들어 대중국 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권 원장은 밝혔다.
권 원장은 “동북아 경제공동체 현실화를 위해 부산-규슈 광역경제권 금융특구 개발이나 통합물류만 구축을 위한 정책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특구 개발과 관련해 “부산·경남지역 우수기업과 물류·해상운송 분야에 특화한 기업을 발굴해 후쿠오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초국경적 금융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물류만 구축을 위해 물류산업에 특화한 대출금융 및 특별펀드 조성과 부산·경남-후쿠오카·규슈의 상호 지방책 거래 협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 원장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전망치인 3.4%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3.7%로 전망된다”며, 경제성장률 상승 원인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과 대내적인 확장적 경제 정책운용 등을 꼽았다. 권 원장은 “다만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같은 하방리스크로 인해 상당히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원장은 유가하락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막대한 원유 수입국이므로 생산비용이 줄어들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면, 가뜩이나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려 디플레를 가속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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