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소도시 축제에 이탈리아인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주민이 직접 만든 거대한 인형들이 등장하는 퍼레이드 연극과 유명 인사들을 우스꽝스러운 인형으로 제작해 비꼬는 풍자와 해학에 있을 것이다.
처음 비아레조축제재단을 찾아 가평군과의 MOU체결을 제안하자, 그들 대부분은 "왜, 한국의 자치단체와 우리가 MOU 맺어야 하는가?"하는 식의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간 우리 가평군이 추진했던 '초·중·고 연극동아리' 운영과 '1/10 어설픈 연극제' 개최 등 생활연극을 통해 사회구성원이 소통하고 치유의 장을 만들어내 희망과 행복을 얻으려한다는 설명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흔쾌히 우리의 뜻을 받아 주었다.
사실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킨 것은 우리 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관내 20개 초·중·고교 연극동아리와 연극 관련 단체(중앙대 연극학과, 한국연기예술학회, 국립예술자료원)와의 상호 협력적 관계에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그들이 추구하는 생활 속의 연극이자 축제의 요소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가평군의 생활연극이 축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이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보여줌을 목표로 해왔던 지금까지의 형식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것이다. 그 기초는 착실히 다져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초·중·고 20개 학교에서 연극반이 활발히 운영되고 직장인 연극 동호인이 연극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는 등 인적인프라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여기에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져 생활연극의 굳건한 바탕이 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관객이 아닌 배우가 돼 무대에 서 든든한 연극터전을 일구고 있다. 주민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도 주목된다. 노인복지회관과 전통시장, 문예회관 등에서 주민이 참여한 생활연극 공연이 큰 호응을 얻으며 주민자치 프로그램에 연극 프로그램을 접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축제로의 성공 가능성이 커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군에서도 사회갈등과 대립, 불평등을 주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깨달아 해결할 수 있도록 타인의 역할 교차행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연극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한 다양한 연극 활성화 시책을 계획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비아레조 축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축제는 지역경제의 효자상품이다. 그동안 가평군은 국가대표 음악축제인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통해 경제효과는 물론 브랜드 가치 향상을 이뤄왔다. 뿐 만 아니라 자라섬씽씽겨울축제를 파생시켜 또 하나의 대표상품을 만들어내 그 맛을 알고 있다.
또한 수도권정비계획법, 환경정책기본법 등 중첩된 규제로 개발의 손길에서 밀려나 상실감에 빠져들고 낙후성을 면치 못했던 일들이 자연환경을 이용한 특화된 축제를 통해 희망의 싹을 키우고 역량을 배양해왔다. 이렇듯 6만3천여 군민이 지혜와 역량을 모으며 부단히 노력을 하여 소기의 성과를 이룩하였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것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이뤄왔듯이 주민과 함께, 주민을 위해 함께 뛰는 공무원이 있는 만큼 생활연극이 성장의 울림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이번 MOU를 통해 생활에 연극이 숨쉬고, 연극에 생활이 배어있는 축제도시 가평군을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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