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동전 환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동전 환수율은 경기 상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치로, 경기 부진으로 인해 저금통이나 책상 서랍에서 잠자는 동전까지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우리나라의 화폐'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까지 동전(기념주화 제외)의 누적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은 22.3%로 3년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2011년 말 21.8%에서 20012년 말 22.1%, 2013년 말 22.2%에 이은 상승세로 작년 말까지 환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급락해 0.7%에 그친 2009년 말의 22.3%와 같은 수준이다.
한은이 집계한 누적 환수율은 500원 동전 도입으로 현 주화체계가 시작된 1982년 이후 발행된 동전 금액과 한은 금고로 돌아온 동전 금액을 비교한 것으로, 작년 말까지 누적 발행액은 2조7164억원이었고 누적 환수액은 6048억원이었다.
500원 동전 등 현행 6종의 주화 체계가 자리를 잡고 환수율이 1985년 말 41.2%로 정점을 찍은 뒤에는 외환위기 등 한국 경제의 3대 위기 때를 빼고는 그동안 반등한 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쁘면 동전까지 탈탈 털어서 쓰는 만큼 집에 사장돼 있던 동전들이 은행을 거쳐 한은 창고로 더욱 많이 환수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상승폭이 크지 않아서 경기와 연결지어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편 시중에 유통되는 한국은행 발행 화폐 역시 13년 만에 3.4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기념주화 포함)은 749조448억원으로 2001년(223조360억원)의 3.4배로 늘었다.
특히 2009년 6월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5만원권은 그해 말 바로 화폐 발행잔액의 26.6%를 차지했고, 작년 말에는 69.4%로 늘어났다. 500원짜리 동전은 발행 첫해인 1982년 말 6.9%였으나 작년 말에는 49.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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