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 출자기관인 서울관광마케팅(주)이 해마다 마이너스 살림살이를 꾸려가고 있다. 사실상 벌어들이는 돈의 전부를 서울시 대행사업으로만 채우다보니 경영 사정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08년 설립된 서울관광마케팅은 시(48.14%·100억원)가 최대 주주로 이외 항공사, 호텔, 은행 등 16개 민간주주들이 참여했다. 서울시 대행사업과 자체 수익사업을 주 수입원이다. 적자가 발생할 땐 자본금으로 이를 메운다. 다시 말해 대주주인 서울시가 최대 피해자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로 설립 8년째를 맞이하지만 매년 예산에서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 손익계산서를 보면 당기순손실액은 2011년 15억여 원, 2012년 20억여 원, 2013년 8억5000여 만원, 2014년 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4년 동안 자산 감소액은 50억여 원에 이른다. 최초 자본금은 207억원이다.
이런 부실경영은 수입의 대부분이 서울시 대행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따른다. 올해 예정된 사업은 크게 서울시 관광홍보 및 해외마케팅, MICE 유치지원, 관광자원·시설 개발운영 등으로 나뉜다.
총 수입은 194억여 원을 목표치로 잡았는데 이 가운데 서울시 대행사업이 22개, 180억여 원에 달한다. 그야말로 서울시 일감에만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서울관광마케팅은 2015년을 흑자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크다.
이 같은 매출구조는 지난해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4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22개의 서울시 대행사업에서 180억여 원(VAT 포함)을 벌어들였다.
그렇다보니 공익·수익사업을 통해 도시마케팅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서울시와 민간주주들이 경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이 같은 자성의 목소리는 서울관광마케팅 내부에서도 심심찮게 전해진다. 액수가 크든 적든지간에 적자를 서울시 등이 낸 자본금으로 충당하다보니 대외적 수익사업을 찾아내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누적 적자로 인해 자본금까지 까먹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서울관광마케팅 전략기획팀 관계자는 "수익사업 발굴작업은 계속 추진 중인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소모성 경비 절감에 주력하는 등 지출을 줄이려고 한다. 추가적으로 입찰참여를 통한 사업수주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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