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기업 그룹 대주주 일가의 배당액 상위 100명 중에 40명이 3·4세 경영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3·4세 중 배당액 1위는 314억 원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었고, 증가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0%로 가장 높았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배당의 무게중심도 3·4세 후계 경영인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0개 그룹 220개 상장사의 2014 회계연도 배당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3일 기준 대주주 일가에게 배당을 결정한 곳은 22개 그룹 96개 상장사였고, 총 279명이 7268억 원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단순 평균으로 계산해 보면 1인당 평균 26억5000만 원씩 받는 셈이다.
배당금 상위 100명 중 3·4세가 40명이나 됐고, 정의선 부회장이 314억 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다.
2위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216억 원의 배당이 확정됐고, 정몽진 KCC 회장(168억 원),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144억 원), 구광모 LG 상무(105억 원) 등이 100억 원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이재용 부회장이 79.5%로 가장 높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0.57%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주당배당금을 1만4300원에서 2만 원으로 늘린 덕에 배당금이 크게 늘었다.
2, 3위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부장과 장녀 김주원 씨로, 동부화재가 배당금을 주당 1000원에서 1450원으로 늘린 데 힘입어 배당금이 53.3%와 45% 씩 급증했다. 김남후 부장의 경우 동부인베스트먼트에 대여했던 주식 50여만 주를 돌려받아 누나보다 증가율이 높게 나왔다.
정의선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도 지분을 보유한 그룹 내 계열사들이 배당금을 늘린 덕에 35.4%와 29.4%의 증가율로 4, 5위에 올랐다.
배당 상위 100명 중 전년 대비 배당금이 늘어난 대주주는 52명이었고, 이중 62%에 달하는 32명이 3·4세였다.
반대로 배당이 줄어든 대주주는 37명이었고, 3·4세는 5명에 그쳤다.
1·2세 중에서는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18억 원에서 8억 원(-52.7%)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어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41.5%),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25.7%),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21%) 순으로 배당금이 20% 이상 줄었다.
전년 대비 배당이 줄어든 3·4세는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12.1%)을 비롯해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아들인 허철홍·두홍 씨(각 -11.1%),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 허석홍 군(-9.4%), 허준홍 GS칼텍스 상무(-0.8%) 등 5명 모두 GS 가문이었다. 이는 지난해 GS가 주당배당금을 1350원에서 1200원으로 줄인 탓이다.
한편, 가장 많은 배당을 받게 된 대기업 그룹 대주주는 올해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을 3.38%, 20.76%씩 보유해 각각 999억 원과 747억 원을 받는 등 총 1758억 원을 받아 재계 대주주 중 유일하게 10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735억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30억 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지분 0.74%를 보유한 홍라희 리움 미술관장은 217억 원의 배당이 결정돼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주주 일가로서는 유일하게 배당액 ‘톱10’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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