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아내 이민정과 함께 26일 오전 인천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애초 이들 부부가 탄 KE012편 비행기는 이날 오전 5시 50분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연착돼 오전 7시 11분에야 도착했다.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 부부의 입국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300여명의 취재진과 공항 이용객, 국내외 팬들이 모여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병헌·이민정 부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전 8시가 막 넘어서였다. 이민정은 특별한 발언 없이 입국장을 떠났으며, 홑몸이 아닌 그녀를 위해 이병헌은 묵묵히 곁을 지켰다.
다시 게이트 앞에 자리한 이병헌은 수척해진 얼굴로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해 11월 24일 열린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지 3개월 만이었다.
이병헌은 "잘 알려진 사람, 그리고 가장으로서 많은 실망감과 불편을 끼쳤다. 저로 인해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내 "여러분이 어떤 부분에 대해 실망했는지 잘 안다. 저의 어리석음 때문에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다"며 "많은 분들이 실망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도 반성하겠다"고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민정과 가족을 생각하며 울컥한 듯 "무엇보다 가족과 아내에게 평생을 갚아도 부족할 만큼 큰 빚을 졌고, 책망도 많이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죄송하다"고 짧게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자리에 함께 있던 시민들은 이병헌의 그동안 행동을 들어 싸늘한 반응을 보이거나 질타했다. 일부 팬은 안타까운 동정의 눈빛을 지었다.
이병헌은 세 차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한국을 오가며 영화 일정을 소화했다. 임신 8개월의 이민정도 남편과 함께 현지에 머물렀다.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당분간 경기도 광주 신혼집에 머문다. 오는 4월 출산 예정인 이민정은 집에서 출산 준비를 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이지연과 다희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지연의 자택에서 이병헌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이병헌이 음담패설을 한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이를 공개하겠다며 50억원을 요구했다. 같은해 9월 이병헌은 다희와 지연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두 사람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공갈) 혐의로 지난달 15일 각각 징역 1년 2월과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이병헌은 지난 13일 복역 중인 이들을 선처하겠다는 처벌불원의견서를 제출했다. 처벌불원의견서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류로, 법정 다툼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검찰은 열흘 뒤인 지난 23일 "두 사람의 형벌이 가볍다"며 항소했고, 이지연과 다희도 맞항소해 사건이 재점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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