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국유기업 개혁에 따른 '자산 증권화' 본격화...합병 열풍 주도

중국 샤먼(廈門)에 위치한 중국 최대 고속철 제조 국유기업 중국북차(CNR) 전람관. [샤먼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해부터 추진된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올해 국유기업의 인수합병(M&A)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개혁 핵심 사안인 '자산 증권화'가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국유기업간 경쟁적 M&A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 지방정부는 혼합소유제 개혁, 자산증권화 등 구체적인 국유기업 개혁안을 잇달아 내놨다. 국유기업 소유구조를 주식회사 형태로 민영화하면서 든든한 자금 실탄을 확보한 것이 M&A 활황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간 민영기업에 M&A 주도권을 뺏기며 부각이 되지는 않았으나 국유기업의 인수합병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과 맞물려 기업간 M&A는 또 다른 경쟁력 확보 방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 중국 최대 식품회사 중량(中糧)그룹은 네덜란드의 곡물 무역업체 니데라(Nidera)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어 중량그룹은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와 함께 30억 달러를 들여 아시아 최대 농산품·대형공업원료 공급업체인 홍콩 라이바오(來寶)그룹 지분 매입에도 나섰다.

또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국영 투자회사인 중신(中信)그룹은 중신타이푸(中信泰富·CITIC)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12월에는 중국 양대 고속철 제조 국유기업 중국남차(CSR)와 중국북차(CNR)가 합병 계획을 밝히며 초대형 국유기업의 탄생을 알렸다. 아울러 최근에는 중국 양대 석유 국유기업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합병설도 제기되고 있어 국유기업의 M&A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한 전문가는 "비교적 시장화된 영역의 국유기업의 인수합병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면서 "식품과 소비 등 영역의 국유기업의 인수합병 사례가 특히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마무리된 지방양회 이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20여개의 성(省)·시에서 국유기업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장시(江西)성은 양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성내의 염업 국유기업을 시작으로 텅스텐, 에너지 건설자재 관련 국유기업들을 혼합소유제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간쑤(甘肅)성은 민영자본의 국영기업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충칭(重慶)시는 국유기업 관리 투자회사를 만들 계획이다. 황치판 충칭시 시장은 "국영 그룹에 혼합소유제 개혁을 추진해 국영기업 주권의 다원화 걸음을 한층 빨리 할 것"이라며 "시범적으로 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국유기업의 자원과 자본을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시는 국유기업의 소유구조를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민간이 자본을 투자하고, 경영에 일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공중서비스, 환경, 신흥산업에 대해서는 베이징시가 직접 나서 증권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금융 리서치 업체인 차이나벤처소스(CVSource)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 간 완료된 전체 인수합병 규모는 94건으로, 108억9500달러 규모다. 분야별로는 제조업, 금융, 인터넷이 각각 17건, 14건, 14건으로 전체 인수합병 규모에서 18.09%, 14.89%, 14.89%를 차지했다. 

인수 합병 전문가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M&A 열풍을 일으킨 민영기업과 함께 국유기업까지 인수합병 열풍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면서 올해 인수합병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전문가는 "올해 국유기업의 혼합소유제 개혁이 전면 시행됨에 따라 많은 국유기업이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자산의 증권화를 추진, 지난해에 이어 또 한차례의 인수합병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