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아파트 순찰하다 숨진 경비원 산재 인정

[법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혹한에 아파트 순찰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경비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문준필 부장판사)는 안모(사망 당시 68세)씨 유족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안씨는 2011년 3월부터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기 시작해 순찰과 청소, 주민민원 응대, 주차관리 업무 등을 했고 겨울철에는 제설작업을 맡았다.

안씨는 오전 5시 30분 출근 후 24시간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격일제로 일하다 2013년 1월 오전 4시30분경 순찰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숨졌다.

사망 원인은 뇌출혈이었다.

안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 최저기온은 영하 16도, 최고기온 영하 3.4도로 추웠고 제설작업 등으로 업무량이 늘었었다.

유족들은 업무상 재해 인정 요청이 거절당하자 소송을 했다.

재판부는 안씨가 추운 날씨에 장기간 노출된 채 근무하면서 사망에 이르렀거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이 급속히 악화돼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겨울철 뇌출혈이 더 흔하게 발생하고 혹한기 심한 온도변화가 뇌출혈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병원 사실조회 결과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안씨가 영하 16도의 날씨 속에 새벽 4시 순찰을 하다 사망했고 계속된 제설작업 등으로 업무량이 증가해 있었다며 추운 새벽 순찰업무가 뇌혈관에 무리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