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고금리를 제공해왔던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최근 예·적금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은 금리를 높여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친애저축은행은 지난 달 16일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2.40%에서 2.80%로 0.4%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친애저축은행은 서울지역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게 됐다.
이는 최근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는 것에 비해 상반된 조치다. SBI저축은행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달 17일 정기예금 금리를 2.50%에서 2.40%로 0.1%포인트 인하했으며 동부저축은행도 최근 2.60%에서 2.50%로 0.1%포인트 낮췄다.
저축은행 업계 평균 예금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 달 1일 2.60%에서 2.55%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친애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저축은행들이 통상 0.1~0.2%포인트 높였던 것에 비해 파격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예금금리 인상 후 별다른 홍보에 나서지 않았지만 인상 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정기예금 신규 가입계좌수는 지난 달 24일까지 약 2300좌 늘었다. 설 연휴를 감안하면 4영업일만에 하루 평균 575좌씩 늘어난 셈이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인상 전 정기예금 금리가 업계 평균이나 경쟁 저축은행보다 낮은 실정이었다"며 "금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다소 큰 폭으로 금리를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 비해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2~3배 늘었다"고 덧붙였다.
친애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인기 행렬에는 비교적 큰 폭의 금리 인상률도 영향을 끼쳤지만 최근 저축은행들의 특별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은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 4분기 정기 예·적금 특판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가장 공격적으로 특판에 나선 곳은 SBI저축은행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지방 영업점 한정 특판을 포함해 총 네 차례 특판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계열 저축은행(SBI2·SBI3·SBI4저축은행) 통합을 기념해 전체 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0.4%포인트 인상해 특판을 진행한 바 있다. 저축은행들이 특판한도를 통상 200~500억원으로 설정하던 것과 달리 비교적 대규모인 1000억원 한도로 특판을 진행했다.
SBI저축은행은 통합기념 정기적금 특판이 8영업일만에 종료되자 1000억원 한도로 연 2.8%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특판도 실시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소속 배구단의 시즌 성적에 따라 최고 5.6%의 금리를 적용해주는 '스파이크 OK 정기적금'을 한시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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