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강남권발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전셋값이 치솟는 것이다. 정부의 잇단 대책에도 전세난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오고 있다. [관련기사=4면]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9% 상승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36주 연속 상승세이며 2009년 가을 이후 최고 주간 상승률이다. 문제는 이들 지역의 전셋값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상 전세계약 기간이 2년인 점에 비춰볼 때 2012년 3월 이후 계약을 했던 세입자들은 현재 오른 금액에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비슷한 금액대의 전셋집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할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전세난이 극심한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7곳을 ‘전세버블 세븐’으로 선정, 해당 지역이 시장 상황을 르포 시리즈를 통해 긴급 점검한다. 집값이 폭등하던 지난 2006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경기 성남 분당, 안양 평촌, 용인 7개 지역을 ‘버블세븐’으로 지정한 것처럼 전세시장의 지속 모니터링 및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꼽은 것이다.
KB부동산알리지 통계를 보면 2013년 2월 이후 올해 1월 현재까지 2년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4.72% 올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가 23.36%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용인시 수지구(22.53%), 안양시 동안구(21.06), 인천 연수구(20.73%), 고양시 일산서구(20.39%) 등 순으로 상승폭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 대형 택지지구로 서울 접근성이 높고 교육·편의시설 등 주거환경이 우수해 서울 지역 세입자들의 유입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강남3구와 노·도·강이 각각 13.61%, 14.08% 올랐다. 이는 서울 전셋값 평균 상승률(13.84%)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셋값 급등 지역은 실수요층이 선호하는 곳으로 지금 같은 전세난 시기에 핵심지역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셋값 급등지역은 교통이나 생활인프라가 우수해 실수요자나 전세입자의 이동이 활발하고 매매전환 사례도 많은 편”이라며 “현재와 같이 전세난으로 대부분의 부동산 시장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혼란기에는 핵심지역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현상은 2000년대 초·중반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한 버블세븐 지역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난 매물 선점과 가격 상승, 물건품귀 등이 현재 전셋값 급등지역이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세시장이 한동안 오를 수밖에 없다는 가격의 방향성은 정해졌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누적돼 시장이 완충 작용을 못하고 가격 상승이나 물건 품귀 등의 반응이 바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부동산 활황기 버블세븐 지역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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