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착한 SRI 펀드도 운용은 독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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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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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사회책임투자(SRI)펀드는 착한 펀드로도 불린다. 투자를 결정할 때 사회공헌처럼 비재무적인 공익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익률이다. SRI펀드는 최근 반년 동안에도 5%가 넘는 손실을 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착한 펀드가 아니라 나쁜 펀드다.

운용방식도 기대와 달리 크게 차별화돼 있지 않다. 일반 펀드처럼 대형주 위주로만 편입한다. 겉으로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담고 있는 알맹이는 기존 펀드에 비해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책임투자(SRI)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을 보면 답이 나온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09년부터 산출한 SRI지수에 70개 종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크다. 나머지 종목도 SK하이닉스나 한국전력, SK텔레콤, NHN, 신한금융지주처럼 기존 펀드가 으레 담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다.

차별화되지 않은 운용방식, 저조한 수익률 탓에 인기도 시들었다. 한때 2조원을 넘어섰던 SRI펀드 운용 규모는 현재 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주로 담아 온 대형주가 수년 동안 약세를 보인 바람에 수익을 올릴 수가 없었다.

SRI펀드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SRI지수부터 바꾸고, 운용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지배구조 안정성에만 높은 점수를 주면 대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굳어지고, 차별화가 안 된다. 시야를 넓히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중소 우량주를 발굴해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인기 펀드를 따라갈 수 없다.

우리 기관 투자자도 SRI펀드에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가연기금(GPFG)은 2004년부터 인권이나 노동권, 환경보호에 반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기관이 적극 참여할 때 개인 투자자도 관심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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