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거취가 이번주 중 결정될 전망이다. 대우조선측은 ‘결정된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아 이번주 중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와 임시이사회를 열고, 고 사장의 거취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고재호 사장의 연임이냐 교체냐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팽팽히 맞서왔다. 연임론의 배경은 지난해 조선3사 중 유일하게 목표수주액을 초과달성하는 실적을 보여줬고, 노사관계 역시 부드럽게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다. 반대로 목표수주액을 달성해도 주가가 오르지 않자 당장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해야 할 산업은행은 사장 교체를 통한 시장분위기 전환을 노린다는 것이 교체론의 배경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연임을 예상했던 고 사장이 구설에 오르내리는 데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실적과 노사관계에서 보여주듯 안정적인 회사 안정화를 이끌어 왔고, 그간 해외영업을 통해 다져놓은 고객사들과의 파트너십 통한 시너지 확대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고 사장의 거취문제를 두고, 채권단측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잘하고도 죄인 취급을 받는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릴 내고 있다. 거기에 더해 STX조선해양에서 보여준 채권단의 경영진 교체 잔혹사가 되풀이 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새로운 경영진으로 채권단은 박동혁 부사장을 추천한 바 있다. 하지만 STX조선과 대우조선 노조의 반대로 박 부사장은 자진 사퇴했다. 박 부사장은 고재호 사장이 교체 될 경우 후임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중이다.
비워있던 STX조선해양 대표 자리는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산업은행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정성립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선임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4년 상반기에 16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아마추어적 경영 발상이 오히려 국내 업체들을 흔들고 있는 것 같다”면서 “채권단 말에 순응하는 CEO가 아닌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등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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