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제 당신만 오페라를 알게 된다면 모든 사람이 오페라를 사랑하게 되는 겁니다”.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은 생전 지인들을 만날 때 마다 오페라CD를 건네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2000년 국립오페라단의 초대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이 회장은 직접적인 지원과 협조는 물론, 후원회를 조직하고 많은 기업들의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내며 13년간 끊임없이 깊은 애정을 쏟았다. 오페라와 미술 분야 지원에 매년 회사 영업이익의 1% 정도를 기부할 정도로 문화 예술 후원에 적극적이었다.
오는 10일 고 이 회장의 2주기를 맞이하는 가운데, ‘오페라 전도사’를 자처하며 문화를 사랑했던 고인의 뜻을 기리는 첫 음악회가 개최된다.
이운형문화재단(상임이사 김희근)은 오는 18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제 1회 이운형문화재단 음악회 –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오페라 버킷’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고 이 회장이 생전 후원했던 첫 작품 ‘피가로의 결혼’과 마지막 작품 ‘팔스타프’를 비롯, 대중들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의 곡들을 엄선해 기획됐다. 사무엘 윤을 비롯한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이운형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젊은 오페라 인재들이 만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여 공연의 의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또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밖에 첼리스트 이강호, 60인조 오케스트라 ‘아시안 클래시컬 플레이어즈’와 광명시립합창단이 협연한다. 특히 마지막 곡인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고 이 회장과 오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아그룹 합창단 48명이 무대에 함께 올라 공연의 의미를 더할 계획이다.
박의숙 이운형문화재단 이사는 “이번 음악회는 이 회장의 생전 바람대로 오페라 문화의 대중적 저변을 확대하고, 음악인에게 연주 및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이운형문화재단이 정성으로 마련한 첫 음악회를 통해 아름다운 예술, 감동의 울림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990년 부산파이프(세아제강 전신)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최고경영자(CEO) 생활을 시작해 철강전문기업인 세아그룹으로 발전시켜 그룹을 재계 50위권으로 키워냈다. 오너 경영인이면서도 온화한 성품과 성실한 자세로 철강업계는 물론 국내 재계 후대 경영자들에게 롤 모델로 존경을 받았다. 이운형문화재단은 2013년 8월 7일 그의 문화사랑과 후원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됐다.
한편 세아그룹은 10일 고인의 2주기와 관련해 그룹차원의 추모행사는 열지않고, 가족행사로 조용히 치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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