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실적쇼크에 유동성 쓰나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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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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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국내 정유업체의 실적 쇼크가 유동성 위기 우려로 번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체가 유가하락과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런 실적부진이 유동성 위기로 옮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현금성 자산이 해마다 줄고, 차입금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현금성자산은 2012년 3조7201억원에서 2013년 2조9564억원, 지난해 2조93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7조9095억원, 8조8824억원, 10조9752억원으로 올랐다. 부채도 17조4831억원, 18조3736억원, 19조417억원으로 매년 오름세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유동성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2012년 148.7%, 2013년 145.7%, 지난해 3분기 131%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부채에 대한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클수록 유동성이 크며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정유부문 자회사인 SK에너지의 경우 유동비율이 2012년 124.9%, 2013년 106.4%, 지난해 3분기 98.3%로 나타나 재무구조가 더욱 취약해 보인다.

GS칼텍스는 유동성 비율이 2013년 147.3%에서 지난해 3분기 157.6%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정유부문 영업적자(5710억원)가 커져, 자산이 전분기 대비 2조원 가량 줄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OIL, GS칼텍스가 수십년 또는 수년만에 적자를 본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홀로 흑자를 냈다. 그러나 정유산업 환경악화에 따른 부진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현대오일뱅크의 유동비율 역시 2012년 116.3%, 2013년 102.2%, 지난해 3분기 97.5%로 감소세를 보인다.

S-OIL은 유동비율을 136% 정도로 유지해 왔지만, 유동자산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며 재무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S-OIL은 향후 3년간 총 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중질유 분해시설이 포함돼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정유사들의 지급능력이 떨어지자, 국내 신용평가사는 SK에너지 및 GS칼텍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현대오일뱅크와 S-OIL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

지난해 실적부진은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컸지만, 아시아 역내 공급과잉에 따른 수출 저하 등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수급적 요인도 부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아시아지역의 설비 증설이 잇따르고 있지만, 수요는 세계경기 둔화우려로 정체된 상황이어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며 “정유사들은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절감 및 비용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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