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TPP 타결 시 글로벌 섬유산업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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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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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상반기 중 타결돼 글로벌 섬유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원사기준’ 등 원산지 규정 채택 여부에 따라 세계 섬유업계의 생산 전략이 개편될 것이란 분석이다.

KOTRA는 5일 'TPP 협상이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TPP에 참여하게 되면 고품질의 국산 원단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저품질의 베트남산 원단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고품질의 원단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체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약 TPP에 불참하게 되면 역내 공급망의 효율적 배치를 위해 공정별·시장별 투자 최적지를 선택해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KOTRA는 예상했다.

한편 섬유·의류 최대 수입국인 미국에서는 TPP 타결을 앞두고 원산지 규정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섬유업계는 중국산 섬유의 대거 유입 방지를 위해 원사기준을 지지하고 있지만, 의류업계는 원사기준보다 유연한 원산지 규정의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업계 전반적으로는 추후 시장경쟁에 대비해 원가절감 및 물류망 구축 등 전략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한인의류협회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에서 의류 소싱을 하던 회원사들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미국 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NAFTA(북미자유협정)를 활용할 수 있는 멕시코로 소싱을 계획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섬유업계도 원사기준 채택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섬유·의류 수출 기업인 이토츄 상사는 동남아시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원단 수입 관세가 없는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도 봉제공장을 신설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세계적인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중국에서의 생산 비중을 축소하는 한편 동남아시아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베트남 정부는 TPP를 계기로 섬유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유치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한해만 한국의 일신방직(1억7700만달러)을 비롯해 홍콩의 텍스홍(Texhong, 3억달러), 영국의 월든(Worldon, 1억4000만달러) 등 각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한편 중국, 인도네시아 등 TPP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국가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계는 최근 임금 상승의 여파까지 더해져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업계도 TPP에 섬유산업의 사활이 걸려있다는 판단 아래 정부에 TPP 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양국보 KOTRA 통상지원실장은 “TPP가 글로벌 섬유산업에 빅뱅이 될 것이며, 이를 기회로 살릴 것이냐, 위기가 될 것이냐는 우리 업계의 선제적 대응 여부에 달려있다”며 “메가 FTA와 시장 통합에 대비해 우리 섬유기업들의 유연한 대응을 위해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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