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상품 무역수지는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 무역수지는 1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82억달러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은 5일 발표한 ‘2014년 서비스수지 현황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한국은행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우리 서비스수지가 2013년 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82억 달러 적자를 기록, 2000년 이후 만성적 적자구조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 서비스 수출은 1037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0% 증가했지만, 수입은 이보다 큰 11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3% 증가함에 따라 전체 수지는 악화되었다. 특히 그동안 우리나라 서비스수지의 주요 흑자 업종인 운송서비스와 건설서비스가 전년에 이어 흑자폭이 크게 줄고 있어 수지개선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운송서비스는 세계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해운 물동량 감소 및 해상운임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고, 건설서비스는 진행 중인 해외 건설 프로젝트의 지연, 중단으로 인한 매출액 감소, 현지자원 조달 의무화로 인한 매출의 국내 귀속분이 감소한 것이 수지 악화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한편, 주요 적자 업종인 여행서비스 수지는 입국 관광객 증가, 한국인 해외 유학생 감소로 적자폭이 매년 감소 추세에 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적자규모가 24.2% 줄어든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2013년 기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서 각각 10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주로 지식재산권 사용료, 사업서비스, 여행서비스 등에서 적자폭이 컸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2012년 흑자로 전환된 후 2013년 흑자폭이 전년 대비 약 4배 이상 확대되었는데, 이는 중국 관광객 급증에 따른 여행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되었다.
보고서는 서비스산업 선진국인 미국, 영국, 독일 등과 비교해 볼 때 이들 국가는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 사업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큰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동 부문에서 큰 적자로 나타나 향후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수출 증대 없이는 서비스수지의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우리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서비스 연구개발(R&D)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각종 지원책 시행시 제조업과의 차별완화 △서비스 R&D 인프라 구축 △정부의 정책자금 투입 등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덕 무협 연구원은 “최근 중국으로의 서비스 수출이 크게 확대되어 과거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을 추월함에 따라, 향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추가 개방되는 중국 서비스 시장으로의 선제적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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