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렉서스는 전통적으로 뛰어난 정숙성과 안락한 승차감을 강조하는 브랜드다. 국내에서 인기 높은 ES300h도 이런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독일 브랜드에 비해 ‘운전의 즐거움(fun to drive)’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IS나 GS처럼 주행성능을 강조한 모델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점에서 렉서스가 최근 공개한 NX200t는 주목할 만한 차다. 렉서스 브랜드 최초로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해 가속 성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렉서스 측은 최근 언론 시승회를 마련하고 달라진 성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시동음은 경쾌하고 공회전에서의 떨림도 적다. 기존 NX300h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드러난다. 1650rpm의 낮은 엔진회전수부터 최대토크(35.7kg·m)가 발휘되며 이는 4000rpm까지 꾸준히 유지된다. 덕분에 저속에서 출발해 고속까지 호쾌한 가속력을 뿜어낸다. 세계 최초로 배기폴드와 실린더 헤드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터보 랙(가속 지체현상)을 줄인 점도 돋보인다.
F-스포트에는 렉서스 최초의 ‘G-센서’가 장착돼 있다. 클러스터 가운데 마련된 G-센서 그래프는 원형 그래프를 중심으로 차체의 좌우 움직임, 가속, 브레이크 반응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에만 장착하는 이런 시스템이 NX200t F-스포트에 장착된 점이 흥미롭다. 특히 이 차는 터보차저의 반응도 그래픽으로 표시해 ‘운전의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렉서스 NX의 경쟁 모델은 포르쉐 마칸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아우디 Q5, BMW X3 등이다. 이 가운데 NX200t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차는 마칸 2.0 가솔린 터보와 이보크 2.0 가솔린 터보다. Q5와 X3 등은 디젤 모델만 출시되기 때문. 최고출력만 보면 이보크가 240마력으로 가장 높고 NX200t가 238마력, 마칸이 237마력의 순서다. 반면 최대토크는 NX200t와 마칸이 35.7kg·m이 같고, 이보크는 34.7kg·m로 조금 낮다. 성능이 엇비슷한 반면에 가격 차이는 크다. 이보크 Si4는 8190만원이고 마칸은 7560만원이지만 NX200t는 5480만~6180만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렉서스는 꼼꼼한 마무리와 높은 내구성으로 정평이 난 브랜드다. NX200t는 여기에 짜릿한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하면서 매력을 한층 높였다. 가격 거품이 잔뜩 들어간 포르쉐 마칸이나 레인지로버 이보크에 비해 훨씬 실속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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