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데드라인까지 왔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사회를 열 수 있는 한계일인 9일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 이사회에서 고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사장 인선이 주총 2주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전망이 엇갈린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이사회가 9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중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하는데다,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를 발행한 기업의 경우 3주전까지 재무제표 등 경영상황을 공시해야 한다. 즉 9일이 이사회를 열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연간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과 사장 및 임원 선임에 대한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고재호 사장의 거취도 이날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이번 이사회에서 사장 거취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어주길 원하는 눈치다. 고 사장의 임기는 이달 말 까지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업 등이 올 스톱(All Stop)상태이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안건이자 회사가 한 해를 본격 시작하는 시발점인 재무제표 승인조차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회사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는 걸 기대하는 게 무리”라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이사회에서 사장 거취문제가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이번 이사회는 ‘속 빈 강정’이 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고 사장의 거취문제를 단독으로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배경이다.
즉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9일이 유력하지만, 즉각 연임문제를 결정짓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GDR과 달리 정관상 주주총회를 알리는 통지는 2주 전인 16일까지만 하면 돼 여유가 있다.
현재 고재호 사장에 거취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것은 없다. 일각에서는 교체설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산업은행측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수주에서 건조까지 약 2년여가 걸리는 조선업계 특성상 지난 3년의 행보를 정당하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고 사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또 상선시장 개선세가 둔화되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고 사장이 그간 쌓아온 해외 선주사와의 스킨십이 가장 절실한 시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외부인사가 낙하산으로 자리를 꿰찰 경우 총력 투쟁을 천명했고, 산업은행의 전횡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도움은 못 줄 망정, 잘 돌아가는 회사를 매각이니 사장 교체니 흔들고 있어 직원들도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며 “잘못된 점은 지적받아야 하지만, 조선 빅3 중 가장 경영을 잘 해온 만큼 채권단이 가만 있는 것이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