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KB금융그룹)가 올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것도 한 번도 선두자리에서 내려가지 않으며, 나흘동안 단 하나의 보기도 없이 거둔 완벽한 우승이다.
박인비는 8일 싱가포르 센토사GC의 세라퐁코스(파72)에서 끝난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4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5언더파 273타(66·69·68·70)를 기록,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8·고보경)의 추격을 2타차로 뿌리치고 우승상금 21만달러(약 2억3000만원)를 차지했다.
2007년 미국LPGA투어에 데뷔한 박인비의 이번 우승은 통산 13승째다. 최근으로는 지난해 11월1일 LPGA타이완챔피언십 이후 4개월여만이다.
박인비는 1,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선 후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으로 내달았다.
특히 그는 이 대회에서 나흘동안 단 하나의 보기를 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가 나흘간 잡은 버디는 15개다.
2008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9년 신지애에 이어 박인비가 둘째다.
박인비는 이 우승에도 불구하고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리디아 고와 그의 랭킹 평점차가 1.41에 달한데다, 리디아 고가 단독 2위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투어 통산상금(1026만여달러) 랭킹에서 9위를 지켰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는 박세리(하나금융그룹·랭킹 7위)에 이어 둘째로 높은 것이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단독 3위,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은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 김효주(롯데)는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이일희(볼빅)등과 함께 8위를 기록했다. 김효주는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를 치며 데뷔 후 처음 ‘톱10’에 진입했다. 67타는 그의 데뷔 후 18홀 스코어로는 가장 좋은 것이다.
올시즌 들어 이미 우승컵을 들어올린 최나연(SK텔레콤)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2위, 김세영(미래에셋)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6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효주 김세영 등과 함께 올해 투어에 데뷔한 백규정(CJ오쇼핑)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 챔피언 양희영, 재미교포 미셸 위(나이키) 등과 함께 51위에 머물렀다.
한국(계) 선수들은 올시즌 투어 개막 후 다섯 개 대회를 석권했다. 최나연, 김세영,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양희영, 박인비가 그들이다.
최종라운드 챔피언조는 세계랭킹 1∼3위로 편성된 ‘빅매치’였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박인비가 6번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리디아 고가 2개의 버디를 낚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박인비는 그러나 7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고 1타차 단독 선두로 전반을 마쳤다. 대회 초반부터 침착한 경기운영을 한 박인비는 11번홀(파4)에서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리디아 고와의 격차를 2타로 벌렸다.
미LPGA투어 및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3주연속 우승을 노리던 리디아 고는 파5인 12번홀(파5)에서 통한의 보기를 하고 말았다. 볼은 세 번만에 그린에 올렸으나 3퍼트를 한 것이다. 리디아 고는 13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적어내 박인비와의 격차가 4타로 벌어졌다.
리디아 고는 15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서 1타씩을 줄여 2타차로 좁혀왔지만 박인비는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아 선두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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