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국 내 보수 언론조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값싼 박수(cheap applause)’ 발언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미국 보수 성향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weekly standard)의 이선 엡스타인 편집위원은 7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대(對) 한국 - 미국 고위 당국자, 쓸데없이 동맹을 모욕하다’라는 기사를 통해 셔먼 차관의 과거사 인식을 질타했다.
지난 달 27일 셔먼 차관은 워싱턴 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서 “과거사는 한·중·일 모두의 책임”이라며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cheap applause)’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또 셔먼 차관은 “3국 모두가 과거사에 책임 있으니 빨리 정리하고, 북핵 같은 당면 현안에 치중하자”고 말하는 등 ‘과거사 도발’을 촉발한 일본이 아닌 한국과 중국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엡스타인은 “값싼 박수를 받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웬디 셔먼”이라며 “값싸고 즉흥적인 감정으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듯 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엡스타인은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한국 강점은 야만적이었다”며 “최대 피해자는 이른바 ‘위안부’로, 수만 명의 어린 한국 여성이 일본 제국주의 군대의 성노예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과거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원인으로는 일본의 태도를 지목했다.
엡스타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고노 담화 개정 시도 등을 거론하며 “아베 총리를 포함한 일본 지도자들이 고의로 과거 범죄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노담화는 일본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담화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값싼 박수를 받기 위해 민족감정을 악용한 바 없으며 자기 나라를 강점한 것을 기념하려는 외국 지도자에게 굽실거리기를 거부해온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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