넴초프 살해 용의자 2명 기소… 넴초프 지인들 "총 쏜 사람들 외에 진짜 배후를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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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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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사]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 살해 용의자가 독실한 무슬림으로 알려지면서 살해 동기가 이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넴초프의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옹호 발언이 살해의 배경일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넴초프 살해 용의자 5명을 구속하고 이 중 2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용의자 5명은 모두 체첸계로 이 가운데 자우르 다다예프와 안조르 쿠바셰프가 살인죄로 기소됐고 공범으로 지목된 나머지 3명은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정부 수장은 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살인죄로 기소된 자우르 다다예프가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샤를리 에브도 풍자만화에 충격을 받은 독실한 무슬림이라고 밝혔다. 

카디로프는 크렘린에 충성하는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체첸공화국에서 경찰관으로 일할 당시 용맹한 행동으로 다수 훈장을 받은 바 있다.

러시아 수사당국도 넴초프가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발생 이후 이 잡지가 실어온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옹호했으며, 수사당국은 이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다다예프는 범행 사실을 자백했으나 나머지 용의자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바스만니 법원의 나탈리아 무슈니코바 판사는 "자백 외에도 다른 증거를 통해 다다예프가 범행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증거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 야권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야권 세력을 길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넴초프의 암살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특히 넴초프 지인들은 "수사당국이 넴초프에게 직접 총을 쏜 사람뿐만 아니라 범행을 지시한 진짜 배후세력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푸틴 정권 관련 폭로 기사를 쓰다 2006년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기자 안나 폴릿콥스카야 사건 때도 체첸 출신이 살인범으로 지목됐으나 범행을 지시한 세력은 밝혀지지 않았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구속된 용의자 외에 여섯번째 용의자를 7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체포하려 했으나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용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 용의자는 접근해오는 경찰을 향해 수류탄 한 개를 던진 뒤 다른 하나로 자폭했다고 인테르팍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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