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는 이날 도쿄 도내에서 행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전후 70년을 맞은 일본이 역사 문제를 둘러싼 중국 및 한국과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독일은 과거와 제대로 마주했다"며 "주변국의 관용도 있었다"고 소개했다고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해야 할 바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에 과거사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한중일 간 긴장이 이어지는 데 대해 "중요한 것은 평화적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라며 "동아시아에서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고 평화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도 우파 성향의 독일 유력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최근 '일본의 성노예'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본의 국가주의자들이 2차대전을 재해석하고 있으며 메르켈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역사를 다루는 법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트로이체차이퉁은 메르켈 총리의 일본 방문과 관련 "도쿄가 메르켈의 과거사 비판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기사 제목을 뽑기도 했다.
디벨트, dpa 통신도 과거사를 왜곡하는 아베 정권과 일본 사회의 우경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디벨트는 일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독일과 일본이 표면적으론 '공동가치'를 강조하지만 독일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강한 불신이 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의 역사인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3월27일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만찬에서 메르켈 총리는 "유럽통합이 가능했던 것은 독일이 과거사를 청산했기 때문"이라며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과거사를 청산했고 이를 통해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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