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외이사 물갈이…지배구조 모범규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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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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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신한·하나금융지주, 3월 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교체

  • 최대임기 만료·지배구조 개편 등 고려 시 교체폭 적어

  •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효과 우려 제기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이달 말 상당수 금융지주사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더불어 사외이사진의 대거 교체가 예정돼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은 일부 사외이사 임기 만료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를 교체할 예정이다.

이들 금융지주사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오는 27일 주총을 개최할 KB금융지주이다. 지난해 KB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KB금융을 비롯한 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이 사퇴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새로운 이사진이 구성되기 때문이다.

기존 KB금융 사외이사는 총 9명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12월 고승의 사외이사가 사퇴하면서 김영진·이종천·황건호·김영과·조재호·김명직·신성환 사외이사 등 7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 사외이사 모두 이달 말 임기를 앞두고 있으며, 연임이 가능하지만 KB사태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한 상황이다.

새 사외이사 후보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최운열 서강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교수, 이병남 LG인하원장,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등 7명이다.

같은날 하나금융지주 역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를 교체한다. 교체 대상은 정광선·최경규·박문규·오찬석·송기진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이 중 최경규 사외이사는 최대 임기 5년을 모두 채우고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송기진 사외이사의 경우 외환은행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박문규 현 사외이사는 재선임될 예정이다.

홍은주 전 iMBC 대표이사와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양원근 전 KB금융 부사장이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새로 합류한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총 10명 중 8명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중 고부인·권태은·김석원·남궁훈·이상경 등 5명은 재선임됐으며, 김기영·히라카와 하루키·필립 아기니에 등 3명의 사외이사는 교체될 예정이다.

필립 아기니에 사외이사의 경우 최대 임기 규정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며, 김기영·히라카와 하루키 사외이사의 경우 2011년에 최초 선임돼 1년 연임이 가능하지만 교체하기로 결정됐다. 후임으로는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와 히라카와 유키 레벨리버 대표이사와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대표가 선임됐다.

이로써 KB·신한·하나 등 3개 금융지주사에서 총 14명의 사외이사가 교체 예정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그보다는 모범규준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KB금융의 경우 KB사태로 인한 지배구조 대수술 차원에서 사외이사 교체가 이뤄져 특수한 상황인 데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최대 임기를 채운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변동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시행하면서 사외이사 중 금융·회계·재무분야 전문가 1명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 매년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2년마다 외부평가를 받도록 권고했다. 이들에 대한 평가결과도 공시해 재선임 시 활용하도록 했으며 기관투자자나 주주 등도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을 제외하고는 기존 사외이사 교체폭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금융당국이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및 이사회 운영 등이 깐깐해진 것은 맞지만 이번 사외이사 교체에는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사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고액보수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자체 평가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각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6일 공시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총 17회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 해임안에 대해서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반대표를 던졌을 뿐 대다수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하나금융 및 신한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각각 총 9회, 8회 이사회 중 모든 안건에 대해 전원 찬성했다.

지난해 활동에 대한 자기평가 역시 KB금융 사외이사 2명만 '보통' 수준에 해당하는 'B'등급으로 평가했으며 5명은 'A'등급 이상으로 자평했다.

사외이사 평가를 전문성, 충실성, 기여도, 출석률 등으로 분류한 하나금융은 모든 사외이사들이 '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신한금융 사외이사들 역시 전문성, 직무공정성, 윤리책임성 부문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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