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민감할 때···’코트라 “미국 기업 자발적 최저임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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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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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정부와 기업 사이에 임금동결 및 최저임금 인상 갈등이 첨예화 되고 있는 상황에 공기업인 코트라가 미국 기업은 자발적 최저임금으로 경기회복 가속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호로, 국내기업의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도지만 하필 이 시기에 사실상 정부의 입장과 같은 맥락의 정보를 공개했고, 특히 미국 대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정부의 촉구에 반기를 들고 있는 재계의 주장을 무마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트라는 “임금인상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대미 시장 진출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적으로 미국 현지 무역관에서 시장 상황을 분석·정리한 것이다. 중소기업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며,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코트라는 9일 자사가 운용하고 있는 해외 비즈니스 정보 포털 ‘글로벌 윈도우’를 통해 뉴욕 무역관이 보내온 ‘美 최저임금인상 물결, 경기회복 가속화에 기여 전망’이란 내용을 공개했다.

무역관은 “지난해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실물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그 이유가 임금 상승이 없는 단순 고용증가에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업체가 직원의 임금을 인상하고, 아울러 주정부, 시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해 미국인의 소비심리가 더욱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임금인상은 기업이 향후 경기회복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판매 증가를 대비하기 위한 제품 소싱(수입 포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무역관은 미국 대기업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임금인상에 앞장 서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최대 소매체인 월마트는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50만 명의 직원들에게 4월부터 시간당 9달러를 지불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10억 달러 예산을 책정했으며, 2016년에는 이를 10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이번 임금 인상을 통해 직원의 회사 소속감 고취,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 제공, 매출액 증대, 이익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월마트의 임금인상은 미국 경제에 리플효과를 제공, 소비자의 소비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티제이맥스도 6월에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로 인상하고, 2015년 중 6개월 이상 근무자를 대상 10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월부터 바리스타와 수퍼바이저의 임금을 인상했다. 임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매우 경쟁적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케아도 지역별로 최저생활비 수준에 따른 임금인상을 1월 1일부터 실시했다. 이케아는 최저임금 개념이 아닌 최저생활비 수준 개념으로 인상을 단행했는데, 임금 인상 이전에도 이 회사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중 시간당 임금이 9달러 미만인 직원은 없었다.

갭(GAP)은 지난해 6월 시간당 최저임금 9달러로 인상한데 이어 올해 6월에는 10달러로 인상할 계획이다. 코트스코는 직원의 초봉이 시간당 11.50달러이며,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오버타임 포함 시간당 21달러이며, 전체 직원의 88%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미 정부기관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입법하거나 독려하고 있다.

워싱톤주 하원은 미국에서 최고수준인 최저임금을 향후 4년에 걸쳐 12달러로 인상키로 결정했으며, 드빌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간당 13달러로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쿠오모 뉴욕주지사도 뉴욕주 최저임금을 현재 시간당 8.75달러(연말 9달러)에서 10.50달러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11월 주민 70% 찬성 속에 현재 시간당 11.05달러인 최저임금을 2018년까지 15달러로 인상하는 안을 가결시켰으며, 메인주 주지사도 현재 7.50달러에서 2020년까지 12달러로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미 노동부도 도시근로자 및 사기업부문의 임금 인상이 2014년 3분기부터 뚜렷이 나타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임금을 점차 올리고 있다며, 향후 경기 호전에 대비해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관은 “미국 기업들의 임금인상은 향후 경기회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신호로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싱(수입)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기업들은 경기회복기를 대비한 새로운 제품 소싱에 신제품 개발(소싱)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무역관 보고 내용과 관련해 국내 업계에서는 민감한 시기에 최저임금 사안을 제기한 것에 대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코트라가 제공하는 정보를 자주 접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뉴욕 무역관의 내용은 일부 기업들이 봤을 때 시기적으로 다소 불편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생존의 갈림길에서 어쩔 수 없이 임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동결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코트라 정보보고는 미국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임금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주장하는 임금인상을 통한 경기 부양과 같은 맥락이라 국내 기업들로서는 부담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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