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정부가 매년 되풀이되는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폭탄'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정산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보료 정산 시기마다 '건보료 폭탄'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아예 건보료 인상시기와 건보료 정산시기를 맞추는 게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근로소득세 연말정산이 끝나 전년도 소득이 확정된 뒤인 4월 건보료 연말정산을 하고 있다. 전년도 월급의 인상·인하분을 반영, 추가 부담금 혹은 반환금을 산정해 4월분 보험료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그간 임금이 오르면 건보료를 추가로 내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직장 가입자의 62%가 평균 25만3000원(50%는 회사 부담)을 추가로 부담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월급이 늘거나 줄어들면 그때마다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당월보수 당월부과'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장관은 "매월 정산하는 그런 방식으로도 고민하고 있는데 1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은 파악과 신고가 편하지만 영세사업장, 소규모 사업장은 그게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또 3회, 5회, 10회로 나뉜 정산 보험료의 분할납부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 장관은 "한번에 정산을 하면 부담이 크고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으니 더 나눠서 정산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의무화 등이 담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 삽입 의무화가 핵심인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문 장관은 "당연히 가야하는(입법화돼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4월(국회)에는 꼭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법안 말고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법안이 한 두개가 아니다. 국제의료사업법, 바우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법안, 요양시설 회계 관련 법안 등 많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쿠웨이트 보건부와 '보건의료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아랍에미리트(UAE)의 샤르자 보건청과는 현지 소아암센터에 한국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내용의 협력약정을 맺었다.
문 장관은 "중동 지역에서의 보건의료 협력은 국제 보건의료에 공헌하는 동시에 산업 발전도 도모하는 것이라서 의미가 크다"며 "개별 프로젝트는 관여하지 않되 길을 뚫어주고 규제를 완화하고, 언어 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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