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는 반대를 모른다, “찬성률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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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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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기업 사외이사들은 ‘반대’라는 단어는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정된 이사회 안건에 대해 무려 99.7%의 찬성표를 던졌으며, 특히 37개 조사대상 대기업 그룹 중 3분의 2에 달하는 25곳은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이 100%였다.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감시하기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경영진을 보호하거나 상부상조하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49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241개 상장사 중 주주총회소집공고를 제출한(3월 6일 기준) 37개 그룹 167개 기업의 사외이사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총 692명의 사외이사들이 3774건의 안건에 대해 총 1만3284표의 의결권을 행사했으며, 이중 99.7%인 1만3243표가 찬성이었다고 10일 밝혔다.

찬성이 아닌 41표 중 반대는 13표로, 의결권 1000 개 중 1개꼴에 그쳤다. 나머지 28표는 유보, 보류, 기타 등으로 찬성과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은 표였다. 불참은 찬성률 집계에서 제외했다.

조사대상 37개 그룹 중 찬성률 100%를 기록한 곳도 25곳으로 전체의 68%에 달했다.

특히 10대 그룹 이외의 기업집단일수록 사외이사들이 100% 찬성표를 던진 곳이 많았다. 10대 그룹 중에서 100% 찬성률을 보인 곳은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등 4곳(40%)이었지만, 10대 그룹 이하 중견그룹일수록 100% 찬성 비중이 무려 70%대에 달했다.

롯데는 43명의 사외이사가 278건의 안건에 대해 1130표의 의결권을 행사했고, 찬성률은 100%였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역시 각각 24명과 4명의 사외이사들이 423표와 43표를 던졌는데 모두 찬성이었다.

11~20위 그룹에서는 KT, 두산, 신세계, CJ, LS, 금호아시아나, 동부 등 8곳 중 7곳(88%)이 사외이사 찬성률 100%였고, 21~30위 그룹에서는 현대, 에쓰오일, 현대백화점, 효성, 영풍 등 7곳 중 5곳(71%)이 100%였다.

30위 밖(31~49위)에서는 12개 그룹 중 한진중공업, KCC, 태광, 대성, 세아, 태영, 아모레퍼시픽, 삼천리, 한솔 등 9곳(75%)이 100% 찬성이었다.

삼성은 74명의 사외이사들이 1536건의 의결권을 행사했고, 반대표는 없었지만 참관이 2건 있어 찬성률이 99.9%를 기록했다.

SK(99.9%), GS(99.4%), 대림(99.5%), 한라(99.3%), 교보생명(98.1%), KT&G(95.9%) 등도 비슷한 이유로 찬성률이 100%에 미치지 못했지만, 반대표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출자총액 기업집단 사외이사들의 반대표는 13건이 전부였는데, 한화가 5건, 현대차 4건, 동국제강 2건, LG와 OCI가 각 1건씩이었다. 이들 그룹의 찬성률은 98.3%에서 99.8%였다.

한화는 이석수, 김광남 사외이사가 한화생명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 선임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고, 동국제강도 전우정, 진두현 인터지스 사외이사가 디케이아즈텍 유상증자에 반대했다.

현대차는 신현윤, 서치호, 이승재, 박성득 등 현대건설 사외이사 4명이 용인 오토밸리 신축공사 사업비 대출 신용공여에 대해 전원 반대했다.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이 가장 낮은 곳은 KT&G였지만, 찬성률이 무려 95.9%로 순위를 매기는 게 의미가 없었다.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안건에 대한 참석률은 평균 94.0%였고, 동국제강이 78.1%로 가장 낮았다.

대기업 그룹 사외이사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4900만 원이었으며, 이사회 참석 한 회 차당으로는 평균 450만 원씩을 받았다.

평균 연봉은 삼성이 750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KCC도 7000만 원을 상회했다.

에쓰오일(6900만 원), 현대차(6800만 원), 아모레퍼시픽(6300만 원) 등은 6000만 원 이상이었고, KT와 한솔은 3000만 원으로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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