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헬머니’ 정애연 “욕 못하는 편 아닌데 김수미 선생님 신에서 저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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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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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머니'에서 김수미의 둘째 며느리역 소영을 연기한 배우 정애연이 서울 중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2001년 잡지 모델로 처음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정애연(33)은 각종 CF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168㎝의 키에 48㎏이라는 신체 사이즈는 금세 연예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지난 2005년 SBS 드라마 스페셜 ‘홍콩 익스프레스’에 이어 MBC ‘맨발의 청춘’과 SBS ‘소금인형’ CGV ‘그녀들의 로망백서 스물 더하기 여덟’ MBC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SBS ‘부탁해요 캡틴’ MBC ‘골든타임’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KBS2 ‘상어’ KBS2 ‘총리와 나’ TV조선 ‘최고의 결혼’ 등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또한 다수의 영화로 필모그래피가 채워져 있다. ‘여섯 개의 시선’ ‘아홉살 인생’ ‘그의 결혼식’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첫사랑 열전’ ‘킬링타임’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홀리’에 이어 지난 5일 개봉된 ‘헬머니’(감독 신한솔·제작 전망좋은 영화사)에서는 헬머니(김수미)의 며느리 소영 역을 맡아 김정태(주현 역)와 부부를 연기했다.

‘헬머니’는 고삐리 일진부터 디스전문래퍼, 자갈치 할매, 욕쟁이 경찰, 지하철 막말녀 등 전국 각지 욕의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 최초 대국민 오디션 ‘욕의 맛’이 전파를 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이 영화에는 담겼다. 문화적인 가치가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맛깔난 욕을 구사하는 헬머니(김수미)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아들 승현(정만식)과 주현(김정태)을 찾아 나선 후 ‘욕의 맛’ 양PD(이영은)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는다. 둘째 아들 주현과 며느리(정애연)를 위해 상금 3억원을 향해 욕배틀에 참가한다. 김수미, 정만식, 김정태, 이태란, 정애연, 이영은, 아역 이아인, 샘 해밍턴, 샘 오취리, 김영옥 등이 출연한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정애연을 지난 6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로 가까이서 본 김수미와의 에피소드를 묻자 “진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사시회에 참석 후 정말 선생님의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애연에 따르면 김수미는 모든 스태프들까지 손수 챙겼다. 커다란 아이스박스에 김치, 장아찌를 챙겨와 밥을 먹였다. 말 그대로 밥심으로 연기한 것. 그래서 식당을 가더라도 김수미표 반찬이 있어야만 했다는 후문.

‘욕’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보니 자연스레 ‘욕 얘기’로 넘어갔다. “욕을 못하지는 않는다”라는 정애연은 “대부분 어떤 성격이나 성깔, 자리에 맞춰 안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그는 “작품 속에서 어머님인 김수미 선생님 배틀 응원을 갔을 때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오더라”라고 회상했다.

또 정애연은 작품 속에서 철부지 어린애처럼 구는 김정태의 얼굴을 발로 비비는, 일명 ‘발연기’를 선사했다. 매우 리얼한 장면이었다.

“김정태 선배님을 평소 좋아했는데 이번이 첫 작업이었어요. 현장에서 순발력이 정말 좋으시더라고요. 선배 연기에 반응만 하면 됐을 정도에요. 즉흥적으로 ‘이렇게 해볼까?’ 생각하고 촬영한 장면도 있는데 엄청 좋았죠.”

영화 '헬머니'에서 김수미의 둘째 며느리역 소영을 연기한 배우 정애연이 서울 중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연기라 좋았겠지만 실제 남편이 그런다면 어떨지 궁금했다. 더욱이 남편은 같은 일에 종사하는 배우 김진근이 아닌가.

“빈말이 아니라 저는 남편이 정말 좋아요. 같은 직업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해하는 폭도 넓고 완만한 성격이거든요. 결혼 초기에는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의논을 많이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각자 알아서 하게 되더라고요. 서로가 출연한 작품을 서로 졸라서 같이 봐야한다니까요. 사실 작품보다는 저의 멘토같은 선배라는 기분이에요. 그만큼 깊이가 있어서 그렇죠. 김정태 선배한테 화를 내는 장면은 제 성격이 조금 묻어난 것 같아요. 살림을 제가 챙기는 편이라 그런게 아닐까요?(웃음)”

그동안 도시적인 이미지의 배역을 소화한 바 있는 정애연은 처음으로 망가지는 역할에 도전한 것과 다름없다. 그는 “감독님이 ‘더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믿고 갔다.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안 입어본 옷들이 어색할 수 있는데 감독님 덕분에 120%를 하게 됐다”고 공을 신한솔 감독에게 넘겼다.
 

영화 '헬머니'에서 김수미의 둘째 며느리역 소영을 연기한 배우 정애연이 서울 중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던 정애연은 출산 이후 연극에 도전한 바 있다. ‘국화꽃 향기’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은 그녀를 연기적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무대를 경험한 이유는 시아버지이자 배우인 김진규의 조언이 컸다.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던 터에 “배우는 소극장에서 관객과 호흡을 해봐야한다”는 말을 듣고 연극을 찾았다. 스스로도 자신감을 얻게 됐다. 무대에서 알게 된 이대연, 전국환같은 선배들도 자양분이 됐다. 대선배들 밑에서 열심히 배웠다. 지금은 여건상 연극은 잠시 쉬고 있다. 바로 육아 때문. 공연 타임이 저녁이 많고, 훨씬 전부터 연습을 하기 때문에 시간 조절이 힘들어 연극은 뒤로 미루었다.

인터뷰 당일 유치원 입학식에 다녀왔다는 정애연은 “아이가 자유로운 영혼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녀는 육아프로그램 출연 욕심도 내비쳤다.

“궁금해서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신 선배님 중에 한분께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아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훨씬 더 많은데 최소한 한 달에 1~2번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니 애들이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장단점은 따져봐야겠지만 좋을 것 같아요.”

남편 김진근, 시아버지 김진규, 배우이자 시인, 소설가인 시어머니 김보애, 한국무용가 이모 김보옥, 이모부 이덕화, 이덕화의 딸 이지현, 지난해 운명을 달리한 고(故) 김진아, 개그맨 최병서까지 혈연관계로 이어져 있다.

“저희 아들이 연기를 하겠다면 말리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20살 이후에 했으면 해요. 아역 중에 대성하고 잘되신 분들이 많긴 하지만 아이가 느껴야할 감정들을 그 나이대에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연기 관련 학과에 진학해 도전한다면 밀어줄 생각이에요.”

엄마로서의 계획을 들었으니 연기자 정애연의 계획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헬머니'에서 김수미의 둘째 며느리역 소영을 연기한 배우 정애연이 서울 중구 아주경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영화는 계속 가져가고 싶다”는 정애연은 “기본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작을 하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언젠가 영화로 칸에 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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