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남성복 시장이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정장 매출은 남성 패션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30%를 밑돌았다. 기업이나 관공서들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권장하는 근무환경으로 변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남성복 업체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계절별로 맞추던 클래식 정장 자리를 편리함과 단정함으로 무장한 캐주얼 정장이 파고 들었다. 실용성이 강조된 정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능성 강화다.
갤럭시가 올해 새로 선보인 '이모션 수트'는 상의뿐 아니라 하의와 안감까지 탄력성이 뛰어난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했다. 바지 허리 안쪽에는 고무로 된 테이프를 둘러놨다. 고무테이프로 신축성이 높아진 허리선 덕분에 상체나 팔을 크게 움직여도 셔츠가 바지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하는 등 착용감을 강화했다.
빨질레리는 남성복의 캐주얼화 경향에 맞게 한 벌 또는 단품으로 착용할 수 있는 린넨 혼방 슈트를 출시했다. 린넨에 울이나 실크를 더한 재킷은 탄력성이 높아져 구김이 덜 생긴다.
닥스는 고급 소재에 기능성을 더했다. 올봄 출시한 발수점퍼는 면 100% 소재에 이탈리아 화학섬유 전문 소재 업체 올메텍스의 원단을 적용했다. 여기에 2차 특수 코팅으로 발수 기능을 높였다.
IT 기술이 적용된 신사복도 올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올랐다.
로가디스의 '스마트 플러스 슈트'는 근거리 무선통신 모듈 NFC(Near Field Communication) 태그를 상의 스마트폰 전용 포켓에 삽입해 명함 전송 기능과 전화 수신 차단 등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편한 복장을 권장하는 근무환경 때문에 신사복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전자기기와 스포츠를 즐기며 자라온 세대가 소비자로 등장하면서 남성복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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