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 직장인 김모씨는 한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 후 결제금액알림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카드사에서 발송된 문자알림메시지는 해당 승인금액 뿐만 아니라 이달 누적결제금액 39만3000원도 함께 안내했다. 김씨의 카드는 전월실적 30만원 이상 결제시에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월실적을 충족한 김씨는 다음 달 혜택을 기대했지만 정작 카드명세서에 개제된 결제예정금액은 26만440원이었다. 카드사에서 안내하는 누적결제금액과 실제 결제예정금액이 13만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카드사들이 지난 2012년 9월부터 카드 누적사용액 알림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집계되는 누적사용액에는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사용금액은 제외돼 있고, 할부 결제시에는 결제금액이 개월수와 상관없이 모두 포함돼 정작 소비자들의 실제 결제 금액과는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카드사들은 현재 문자메시지로 실시간 카드 누적사용금액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기존에는 거래건별 실시간 사용액만 알림서비스로 제공됐고 누적사용금액 알림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개별적으로 카드사에 신청해야 했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 및 과소비 조장 등의 이유로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9월 모든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누적사용금액 알림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 서비스가 고객들의 무분별한 카드 사용을 자제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누적사용금액 알림서비스는 고객이 이달에 카드로 결제한 총 금액을 안내해줌으로써 남은 한도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안내하는 누적사용금액이 고객의 실제 결제금액과 다르다는 점이다.
애초 이 서비스를 카드사들이 순차적으로 시행할 때에도 할부미청구 잔액과 후불 하이패스, 자동이체 금액 등이 각기 다르게 적용돼 실제 고객들에게 청구되는 금액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누적사용금액과 당월 사용실적을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카드사들은 문자메시지 글자수 제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문자메시지에 당월 사용실적을 추가하게 되면 장문 문자메시지로 변환돼 요금이 더 비싸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2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이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 않아 고객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부가서비스의 조건이 되는 전월실적을 크게 상향했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한다.
카드사들은 기본적으로 30만~50만원을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월실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정작 이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김씨의 사례처럼 전월실적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오인해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문자알림서비스는 카드사들이 월 300원씩 받고 있는 유료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은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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