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참혹한 테러 행위에 대한 대가가 시작된 것일까. 불과 1년여 만에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이슬람 국가(IS)가 내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라크와의 지상전에서도 고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IS에서 이탈한 대원 4명과 IS 장악지역 주민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IS 내부 균열로 인한 이탈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외국인 전사 우대로 인한 불만과 계속된 잔혹행위에 대한 이견, 마구잡이식 세력 확대에 따른 이념 갈등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먼저, 외국인 전사와 시리아인 대원에 대한 차별대우가 내부 분열을 촉발했다. 외국인 전사들은 월 800달러를 받고 전리품 배분에서도 우대받는 반면, 현지인 대원들은 절반 수준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전리품 배분 순위에서도 밀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목숨 걸고 전투에 참여하는 현지인 대원들에 비해 외국인 전사들은 전장 투입을 꺼리고 교리 지도 업무 같은 손쉬운 일을 선호해 현지인 대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참수와 화형 등 참혹한 IS의 살해 방식을 놓고도 내부 갈등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요르단 조종사 화형 집행 당시 내부 충돌이 있었다. “화형을 집행하자”는 의견과 “화형은 전례가 없으니 포로 교환이나 몸값 협상을 하자”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그러나 IS는 결국 화형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원들이 조직에 등을 돌리거나 IS 가담을 저울질하던 다른 지하디스트 단체들에게서 신망도 잃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최근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까지 끌어들이는 등 목표도, 이념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 세력 확장도 내부 분열을 심화시켰다. 교리, 이념 등이 다른 대원들이 뒤섞이면서 IS의 결속력도 떨어졌다.
이 외에도 IS는 최근 이라크 및 시리아 장악지역 지상전에서 국제동맹군과 이라크정부군, 쿠르드족 등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아 고전하고 있는 것을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 DPA 통신 등은 같은 날 IS가 이라크 중북부에서는 이라크 정부군 및 민병대 세력,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부에서는 각각 쿠르드 세력에 맞서 힘겨움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여러 지역에서 영토를 잃고 있다는 사실에 방어적 태도를 취하고 있고, 여러 적들에 맞서기 위한 체계적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안팎의 악재로 IS가 세력 확장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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