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에서 독일인 대표로 활약하는 다니엘은 최근 국내 신문사에 칼럼도 연재하고, 종종 독일 언론과 전화 인터뷰도 하며 지낸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방송을 시작했는데, 고향까지 소문이 번져 모국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내가 한 말이 여러 가지 언어로 다른 나라까지 퍼져나가니까 지금은 정말 대표가 된 것 같다.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말하게 된다”고 했다.
“요즘에는 사랑에 관해 강연도 하고 있어요. 말과 글이라는 것이 10만큼 준비한다고 해서 10만큼 풀어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100, 200을 준비해야 겨우 10을 해내죠. 내 자양분을 채우기 위해서 책도 많이 보고 영화도 자주 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다니엘 린데만은 이스라엘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2세 때 고향 쾰른에서 태권도를 배우며 한국에 대해 눈을 떴고 독일 본 대학교에서는 동양학을 전공했다. 2008년 고려대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2011년 연세대학교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교환학생 시절 여자친구와 청계천을 걷는데, 아저씨 한 분이 여자친구에게 ‘너 왜 백인이랑 사귀느냐’면서 계속 쫓아오더라고요. 한참을 따라오길래 카페로 피하듯 들어갔는데 그곳까지 오더라고요.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있을까 말까 한 일 을 겪은 것이지만 당시에는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상처가 컸어요.”
올해로 한국 생활 7년째다. 최근에는 투룸으로 이사해 혼자 사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고시원, 하숙집, 기숙사…, 21살부터 항상 친구들과 함께 있었어요. 나름대로 즐거웠죠. 아무 때나 룸메이트와 편의점에서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생활이었으니까요. 근데 이렇게 혼자만의 넓은 공간이 생긴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아직은 혼자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고시원이라는 주거 문화는 참 신기했어요. 독일에는 없거든요. 침대를 잘 때도 쓰고 책상 의자로도 쓴다는 발상이 재밌더라고요.” 연애도 하고 있다. 배려 깊고 따뜻하고 무엇보다 독일 유머에 웃어 줄 수 있는 여자란다.
독일 명소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자판기를 누른 것처럼 완벽한 대답이 술술 흘러나왔다. “지역마다 특징이 달라요. 남부는 동화책 같죠. 소시지 먹는 문화도 그쪽이고요. 제가 살던 서쪽은 중세 성들이 많아요. 와인도 먹고 예전 기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요. 베를린을 아시다시피 역사와 문화의 도시죠…사실 독일 여행은 많이 못 가봤어요. 기자님도 한국 여행 많이 못 다니시죠? 제주도를 아직 안 가보셨다고요? 거기가 얼마나 좋은데요.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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