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제주) 임의택 기자 =Q70이라는 이름은 왠지 낯설다. 그보다 M56, M37이 아직 익숙하다. 인피니티의 새로운 명명 체계 ‘Q’를 발표 이후 1년여가 지났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인피니티가 지난 10~11일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연 Q70 시승회는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새롭게 변신한 Q70은 지난해 선보인 Q50의 얼굴을 물려받았다. LED 램프 적용으로 선명해진 눈매와 날카롭게 다듬어진 콧날은 영락없이 Q50과 닮았다. 또렷해진 테일램프와 늘씬한 측면 라인은 Q50과 확실히 구분되는 부분. 전체적인 스타일은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동급 경쟁차를 통틀어 가장 스포티하다. 실내는 기존 모델과 거의 같다. 재떨이를 없애고 핸드폰 수납공간으로 바꾼 정도 외에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시승행사에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이 골고루 나왔는데 기자에게는 디젤 모델이 배정됐다. 가솔린과 디젤 모두 전에 타본 경험이 있지만 시승한 지 좀 되어서 느낌은 신선했다. 시승 전에 확인한 데이터에서 눈에 띄는 건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기어비였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어비를 사용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인피니티의 선택은 달랐다.
새 모델은 구형의 쇼크 업소버 댐핑 강성을 개선해 승차감을 향상시켰다. 다만 이날 제주에는 엄청난 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주행 중 차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고, 정확한 핸들링 성능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점은 추후 시승차가 제공 되는대로 다시 평가할 계획이다.
아쉬운 점은 파워풀한 디젤 모델임에도 패들 시프터가 없다는 것이다. F1 경주차에서 가져온 패들 시프터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 변속할 수 있어서 스포츠카나 스포츠 세단에 많이 적용된다. 특히 이번 시승코스처럼 좌우 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패들 시프터의 활용도가 높다.
Q70의 가격은 3.0d가 6220만원, 3.7이 5750만~6940만원이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는 가격대에 Q70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상대 또한 막강하다. 수년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BMW 5시리즈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렉서스 GS 등 멋지고 성능 좋은 차들이 즐비하다. 이들 차종에 맞서 그동안 인피니티는 큰 재미를 못 봤다. 브랜드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Q' 명명 체계도 아직은 생소하다. 그러나 Q70을 새단장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 Q70이 라이벌들을 누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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